용기를 낸다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인 것 같다.
결국 우리는 국시 거부를 택했다. 전공의 선생님들은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고, 31일부터는 사직서를 쓴다고 한다.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치 색을 떠나서 올바르지 않은 정책은 시행되어서는 안된다. 전문가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한 정책임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공공의대를 어느 시에 세울 것인가 논의하고 있고, 경기지역에서는 수도권임에도 의사 수가 모자르다면서 지역의사제를 도입하자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한의대에 2년 더 공부를 하면 한의사자격증과 (양)의사자격을 둘 다 주는 통합의사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말도 안되는 정책 속에서 각자가 원하는 바를 말한다. 그 누구도 정책 자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이 정책 하나로 자신들에게 돌아올 이익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참 허탈하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사실 두렵다. 정책을 반대하는 것과 당장 나의 미래가 달린 국가고시를 거부한다는 건 또 다른 일이니까. 그래도 함께 하는 동기들이 있어 감사하다. 부디 우리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닿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