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심히 살던 나는 내일의 나를 끌어다 쓴 것이었다. 역시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되나보다. 선조의 말은 틀린게 하나도 없다는 걸 이렇게 또 알아간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날씨는 참 좋았다. 오후가 되면서 점점 구름이 껴서 슬펐지만, 그와 함께 내 컨디션은 가라앉았다. 요즘 같은 시국에 몸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덜컥 겁이난다. 재채기가 날 것 같으면, 주변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최근 나의 동선을 돌아본다. 깜깜이 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사방이 지뢰밭이다. 문득 우리집 바로 앞에서 침을 뱉은 할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개강한 후로 주변을 왕왕 돌아다니는 교환학생들이 생각났다. 신경이 곤두섰다.
모든건 다 핑계. 결국 내 몸 하나 간수하지 못한 것이다. 하루하루 내 생활은 비슷한 것 같은데, 내 몸의 컨디션은 이랬다 저랬다 한다. 이럴 때마다 생리주기 어플을 켜본다. 기가 막히게 일주일 전이다. 아, 생리전증후군인가. 규칙적으로 한다는 건 건강에 좋은 신호이지만, 이것저것 하고픈 게 많은 나에게는 왜이렇게 달갑지 않은 건지. 여성의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괜히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옴잡이 혜민이도 말했다.
- 여성의 몸으로 사는 건 어때?
- 생리통 빼고는 다 좋아요!
결국 시간만이 해결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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