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와아
14일간의 대장정. 롤랑가로스도 막을 내렸다. 맨날 스포츠 얘기만 하는 것 같아 좀 민망하지만, 올해 마지막 테니스 경기를 떠나보내는 게 아쉬워 또 글을 남기러 왔다. 우승자는 역시 예상대로(개인적인 예상) 라파엘 나달! 흙신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게 아니다. 상대전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26승 29패로 열세였지만, 나달은 프랑스 오픈을 13번이나 우승한 클레이코트 그자체인 사람이었다. 이번 우승을 통해 로저 페더러와 함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20회)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
다른 스포츠에서는 한 사람이 이렇게나 오래 최정상에 머무르는 것이 쉽지 않은데, 테니스 남자 단식만큼은 큰 이변없이 벌써 15년째 페더러-나달-조코비치가 다해먹고 있다. 여자 단식의 경우 춘추전국시대라고 할만큼 언더독 선수들이 계속 우승하고 있는 상황인데,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소피아 케닌이 이뤄냈고, 롤랑가로스에서는 시비옹테크가 무려 무실세트로 우승했다. 신예들이 계속 등장하는 여자 단식도 재밌지만, 남자 단식을 또 보게 되는건, 그 와중에 누가 우승할까 궁금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4개의 메이저 대회 중에서 윔블던은 아예 개최되지도 않았는데, 다른 대회들은 진행되어서 참 감사했다. US open에서 조코비치가 쳐낸 공이 라인심판을 맞히는 바람에 실격패를 당하기도 했는데, 그 덕(?)에 도미니크 팀이 우승했기에, 프랑스오픈에서 조코비치가 설욕전을 해내느냐, 아니면 흙신 나달이 또 우승하느냐가 재미의 포인트였다.

나달은 떠오르던 샛별이던 시절, 나달을 알아본 기아의 후원을 받아 지금까지도 계약을 하고 있는 선수다. 시계는 리처드밀(진짜 예쁘다)을 끼고 있는 선수가 물론 다른 차들도 많겠지만, 아무튼 의리 하나로 기아 차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라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닐까. 참 멋진 선수다. 내년 호주오픈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