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가을타나봐

유느갱 2020. 11. 20. 02:20

오늘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매일 가는 카페 바로 앞에는 큰 은행나무가 하나 있다. 가을만 되면 은행이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지.. 지뢰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매번 했는데 오늘 본 은행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이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다 떨어진거지. 가느다란 가지를 보고 있다가 느꼈다. 아, 나 가을타네?

한강 못잃어...

가을의 끝을 잡고, 오랜만에 러닝을 나갔다. 아침 눈뜨자마자 쏟아지는 NC 조롱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너무 화가 났다. 내가 NC팬이어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두산이 졌을 때와 NC가 졌을 때는 왜이렇게 다른건지. 우리가 이겼을 때는 나성범이 잘했다, 알테어가 잘했다 이런 평가들이 있었던 반면, 우리가 졌을 때는 병살로 자멸한 듯한 평가가 많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아니, 사실 그냥 졌다는 게 분하다. NC는 늘 두산의 아류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이번 설욕전은 너무나 중요했다.

아무튼 다시 돌아가자면, 오늘의 스트레스 그리고 진도를 끝마쳤다는 자축의 의미로 러닝을 나갔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한강이 굉장히 가깝지만, 올림픽대로에 가려져서 완전한 한강 둔치로 보기에는 또 애매한 곳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나가면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오고, 참 좋다. 이 곳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이 동네 답답하다고, 뛰쳐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만 결국 우리 동네로 스며들게 된다는 걸 애써 부정하고 살았다.

2020년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애매하게 시험 일정이 겹쳐 버렸기에 연말을 즐길 수는 없게 되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기분좋게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