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원하는 시간에 딱 잠들고, 원하는 시간에 깰 수 있는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 몸은 피곤하지, 다음날은 시험이지,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온통 가득하지만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이런 날에는 아무리 asmr을 틀어놔도, 영상이 끝나는 순간 기가 막히게 잠에서 깨버린다. 시험 전에는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요! 라는 말을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이번에는 정말 뼈저리게 깨달아버렸다.
필기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여태 했던 생각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열심히 준비해도 그 날의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지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준비해야하니까.
먼저 시험 며칠 전부터는 좀 설렁설렁 공부해야겠다. 제대로 푹 쉬지 못한채 매일같이 달리기만 했더니, 시험 당일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문제를 풀면서도 글자가 이상하게 허공을 도는 느낌이었고, 나 자신이 현실같지 않은 이인증을 겪고 있는 듯 했다. 다른 생각이 들면 들수록 문제를 풀기가 힘들고 귀찮아졌다. 당일의 컨디션을 위해 그 전까지는 좀 에너지를 쌓아놓아야지.
다음으로는 굉장히 간단한건데,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는 거다. 첫날 내가 정리해놓은 노트를 안 들고 와서 얼마나 당황했던지. 이번 교시 시험 끝나고 집에 다녀와야 하나, 점심시간에 다녀와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다른 정리본이 있어서 그냥 말았지만, 쉬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을 충분하게 보내지 못한 것 같아 속상했다. 신분증, 수험표, 정리본, 자잘하게는 안경, 인공눈물, 지우개, 수정테이프, 컴퓨터용 사인펜, 시험 날에는 혹시 모르니까 핫팩(가능한지 확인해봐야 할듯), 장갑! 잊지 말고 챙기자.
마지막 모의고사를 풀고 있자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가장 큰 건, 이 시험이 본 시험이 아니라 참 다행이라는 것. 어디 파트 공부 더 해야지, 이번에는 차근차근하게 전 범위 다 보고 해야지, 라는 다짐. 막상 책을 다시 펴기까지는 또 큰 결심이 필요하겠지만, 그 날이 되면 다시 이 글을 돌아와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