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
허지웅답기를 듣다가 갑자기 한 마디가 마음에 걸렸다.
새로운 스타의 급부상이 사람들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이야기라면, 첫번째는 그렇게 부상한 사람의 추락이라는 말. 인간은 본래 시기와 질투를 하기에 남들의 불행을 좋아한다는 거였다. 좋아한다는 말이 조금 불편하게 들렸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더 많이 회자되는 것 자체가 결국 관심일거다. 생각해보면 잘 모르는 연예인이더라도 이미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갑자기 세상 사람들이 다 나타나서 이야기한다. 나 또한 그런 이야기들이 ‘재밌게’ 느껴졌고,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전하기도 한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갑자기 알고리즘의 혜택을 받고 급부상하는 채널들이 있다. TV를 안 보는 사람은 있어도 유튜브를 안 보는 사람은 없는 요즘같은 시대에, 급부상하면 10만 명을 훌쩍 넘긴다. 그럴수록 없던 악플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못생겼다, 뚱뚱하다 같은 외모 비하부터 시작해서 죽어라, 왜 사냐 같은 원색적인 댓글까지. 그러면 또 사람들은 말한다. 인기가 많으면 악플이 늘어나기 시작한다고. 분명 악플도 사람이 쓰는 건데,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데에 에너지를 쓰고 과몰입하게 만드는 건 대체 무엇일까.
최근 공공의대 관련 파업으로 너무 많은 악플을 봐왔다. 대부분의 기사가 정부측 기사였고 가뭄에 콩나듯 의협측 기사가 났는데, 그럴때마다 쏟아지는 악플을 보면 말들에 사로잡혀 시간을 버리기도 했다.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악플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이제는 본질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그냥 싸우니까 싸우고 있는 듯하다. 찬성을 위한 찬성. 반대를 위한 반대가 판을 친다. 이런 와중에 공공의대 예산은 이미 통과가 되었고, 그 어떤 사항도 개편되지 않았다는 게 허탈하다. 이제는, 내가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