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차 실습도 안녕
안과 실습이 끝이 났다. 내일은 술기 시험이 있어서 오늘 케이스 발표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다. 우리 조가 밉보이게 되어서 조금 찝찝하게 끝나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하기 힘들었던 발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나 스스로를 칭찬해야지... 안과 수술을 많이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역시 흥미로운 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백내장 케이스도 있었지만, 백내장 수술 후에 삽입했던 렌즈가 빠진 케이스도 있었고, 교통사고로 인해서 안와 골절이 생긴 케이스도 있었다. 저번에 말했던 갑상선 안병증은 일부러 안와 골절을 일으켜 눈을 들어가게 만들어준다면, 안와 골절의 경우 인공뼈를 넣어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이 경우 훨씬 복잡한데, 갑상선 안병증으로 안와 감압술을 하는 경우에는 눈이 코와 연결되어 그 안에 났던 피나 다른 물질들이 배출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뼈를 넣어주는 수술은 안에 내용물이 고여버릴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도 시력에 이성이 없고, 시야에 이상이 없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교통사고 난 환자가 29살이라 괜히 더 마음이 쓰였다. 지금까지 산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훨씬 길테니까.. 그저 그 분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내일 있을 시험은 의사라면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술기 실기 시험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하면 의사 자격증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 명의 의사로서 기능(?)해야 한다. 엄청 어려운 술기들이 있는 것은 아니고, 부목을 고정한다거나 채혈하거나, 도뇨관을 삽입한다거나 하는 술기들이다. 어렵진 않지만 5분이라는 시간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고 끝까지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지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연습해도 시험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사실 알 수 없다. 나보다 이전에 시험쳤던 학생이 어떤 일을 벌이면 그것 때문에 또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는데, 그것까지 예상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기억남는 일로는 저번 시험 어떤 술기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앞에 했던 친구가 앞에 놓여있던 모든 종지에 젤을 짜놔서 당황했다. 하나는 솜을 넣어야 하는데, 젤이 이미 들어있어서 마치.. 탕후루 같은 느낌이었달까.

부디 내일은 그때처럼 당황스러운 일들이 없기를... 걱정되는 술기들이 몇 개가 있어서 몇 번 더 시뮬레이션 돌려보고 자야할 것 같다. 다들 탕후루같이 달달한 하루를 보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