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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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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 싶다. 되돌아보면 후회가 될 수 있겠으나, 되는 대로 막 쓰다보면 내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을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 힘들었다. 그리고 힘들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고 그 섬에 있는 기분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힘들다. 다행히도 나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 지금까지 잘 만나고 있지만 가는 길이 점점 달라질수록 관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조금은 두렵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다.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힘들다. 이 얼마나 당연한 이치인가.

 

 오늘은 환자분들과 조금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해야할 과제도 있었고,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을 잠시 미뤄두고 싶어서. 우리는 의사-환자 관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업도 하는데 환자마다 그 관계는 조금씩 변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우리가 절대적인 존재가 될 것이고, 만성 환자의 경우 치료자이기 보다는 협력자가 된다. 감염내과는 급성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만성 환자이다. 나이가 들면 감염을 하나 잡으면 또 다른 곳에서 생기고, 있던 것도 안 좋아진다. 환자들은 퇴원을 원하지만 우리는 혈액검사, x-ray 등 숫자를 보고 그걸 그냥 무시할 수가 없다. 숨겨져 있는 병소가 있을지 몰라 고민한다. 그럴 때 환자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한다. 하룻밤 사이에 확 좋아질 수도, 확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참 복잡하고 어렵다. 그리고 두렵다. 내가 내린 선택으로 누군가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렇기에 경험이 필요하고, 지금까지 어떤 치료를 해왔는 가가 중요하다. 실습학생으로서 나는 보다 많은 것을 보기 위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환자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한다. 물론, 의사가 되어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오늘 하루가 내일의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바르면, 그 다음에 봤을 때는 더 잘 기억이 날테니까.

 

 환자분들과 대화는 즐거우면서도 두렵다.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도 즐거우면서 두렵다. 나의 감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하고, 상대방도 그렇다. 대부분은 체력에 의해 기분이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상처주는 말을 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가 상처받은 기억들도 떠오른다. 그걸 통해 나는 성장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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