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오늘이 가을의 마지막인 것 같다. 비는 마구 쏟아졌다가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고, 바람은 무섭게 불어서 유리창이 힘겹게 버티고 있다. 오늘 하루가 참 짧고도 긴데, 내일이면 추워질 날씨에, 비바람에 다 떨어질 낙엽들이 아쉽고 아쉬워서 산책을 다녀왔다. 아직은 습하기만 하고 기온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은데, 강한 바람에 낙엽들이 우수수... 내 볼을 스쳐지나 간 낙엽들도 있었다. 사람 하나 없는 길. 그리고 한강. 오늘 하루의 피로가 씻겨나간 듯하다.

오늘의 경기는 참 재밌었다. 명품 투수전이 될 줄 알았던 경기가 지금까지 쌓여온 피로도, 중압감 그리고 압박감 때문인지 두 선수 모두 자신의 피칭 그대로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두 팀의 타격감 또한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우리팀은 더블아웃만 5번을 했고, 결국 두산이 승리했다. 박석민 선수의 뼈아픈 송구 실책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고나 할까.. 어제부터 이어온 실책이 너무 아쉽고 솔직히 화가 많이 났다. 박석민 선수의 연봉은 7억. 오늘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강진성 선수의 연봉은 3800만원이다. 물론 강진성 선수가 올해 전까지는 이렇다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믿었던 선수가 제 역할을 못해주니 속상할 따름. 물론, 1사 만루 상황을 3번이나 겪은 팀에서 점수를 많이 내지 못한 건, 더블 플레이를 5번이나 한 것은 선수 한 명의 문제는 아니었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두산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것도 여러번. 운이 이렇게까지 안 따라줄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5에서 경기를 끝내지 않고 4:5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그것도 두산의 마무리 투수인 이영하 선수를 상대로. 그리고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택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어제는 알테어, 나성범 선수가 해줬다면 오늘은 양의지 선수가 해줬다는 점이다. 다음 3차전에는 직관을 가게 되었는데, 라이트 선수... 불안하지만 좋은 경기도 많았으니 기도해야겠다.. 후... 승리하자...! All for ONE
Cf. 그나저나 병살 3개면 멸망한다는 말은 역시나 과학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