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 있는 게 싫어요"
유재석이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말이다. 트라우마로 인해서 특히 밤에 혼자 있는 걸 싫어하고, 그래서 어렸을 때는 동생을 몰래 들고 자기 침대에 눕혀놨다가 아침에 슬며시 데려다 놓은 적도 있다고 했다. 유재석과 여동생과의 일화를 들으면 재밌는 일들이 굉장히 많은데, 엄청 웃다가도 뭔가 공감했다. 며칠 전 유재석과 나의 MBTI가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는데, 내향적이지만 혼자 있는 건 싫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상했던 그런 점이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뭔가 위로를 받았다.
최근에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다. 혼자서 공부하는 게 버겁게 느껴진다. 공부라는 게 원래 혼자하는 것인데, 옆에 사람이 없으면 괜스레 외롭고, 심심했다.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데, 여태까지 완전히 혼자서 공부한 적이 없어서 그런가. 나 스스로 어린 건가 싶었다. 곧 언니가 결혼하면 혼자 남아서 원룸에서 공부할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섰다. 혼자와의 싸움이 공부인데, 나 혼자서 징징거리는 것 같았다. 근데 유재석의 말을 듣고 나니, 그냥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도 행복할 줄 알아야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구나.
오늘도 집에 혼자 들어가서 공부하고 싶지 않아 병원에서 친구들을 붙잡고 계속 대화를 했다. 혼자 있는 게 싫다면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서. 마치 하루치 대화량을 채우지 않으면 말라가는 사람처럼 굴었다. 근데 웃기게도, 편한 사람이 아니면 대화도 하기가 싫었다. 그렇게 결국 오늘치 외로움을 보내지 못한 채 집에 와서 친구한테 전화 걸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는, 그런 친구가 있어 참 다행이었다.
마취과는 다른 과에 비해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과다. 오전 7시 30분이나 8시에 첫 수술 일정이 잡혀있다 보니, 그전에 모든 수술을 정리하고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실습을 1시간 일찍 시작하게 되었는데, 30분 일찍 일어나는 게 이렇게도 힘들 줄이야! 사람의 습관이 바뀌는 데에는 최소 15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5일 내내 골골거리게 생겼다. 조금 익숙해질까.. 하면 또 다음 주가 되겠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고 싶었는데, 나는 잠에 한없이 나약하다. 그러니까, 얼른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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