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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소확행🙈

받았다, 스타벅스 섬머 레디체어...
오늘은 e프리퀀시 교환 마지막날이었고, 나는 이른 아침부터 스타벅스를 향했다. 실습 중에는 병원 바로 앞에 있는 한 잔에 900원 커피를 마시곤 했고, 그렇게 스타벅스는 내 머릿 속에서 조금씩 잊혀졌다. 그런데 어제, 언니와 엄마랑 스타벅스를 가게 됐고, 레디 체어의 실물을 확인한 언니는 눈빛이 반짝였다. 언니에게는 이미 완성한 프리퀀시 쿠폰이 2장이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됐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은 언제부터 대기했나, 검색해봤더니 대부분은 7시 30분 오픈 기준으로 한 시간정도 일찍 가서 줄을 서는 것 같았다. 이번 썸머 라인 중에서는 레디백이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레디백의 마지막 수량을 얻기 위해서 새벽 3시 반, 심지어는 전날 자정부터 대기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일환으로, 이런 소소한 것에서 1등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방식의 다양성에 놀랐다. 한편으로는 조금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내가 새벽에 나갈 위인은 되지 못하므로, 여섯시 반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섰다. 해쓱해진 얼굴로 출근하시는 레지던트 선생님들을 구경하면서 도착한 스타벅스. 내 앞에는 두 명이 더 있었다. 초록창 검색에 따르면, 지점마다 월목토, 수금일 이렇게 입고가 된다고 했는데, 우리 동네 스타벅스에 오늘 입고가 되는지도 불투명했다. 그냥, 앞사람들이 서 있으니까 들어오나보다 하고 기다릴뿐. 여섯시 반인데도 스타벅스 파트너분이 박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박스는 많고 쌓여있어서 체어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7시가 넘어가자 줄은 갑자기 길어졌다. 그리고 비가 후두둑 내리기 시작했다. 찝찝함을 뒤로한 채 나와버린 나를 질책하기에는 나온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있자니 시간은 어느새 7시 25분이었다.

그래서 받게 됐다! ‘의자 받으러 오셨어요’ 라고 말하는 파트너의 얼굴은 벌써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동네는 학교 앞 지점이라서 직장인이 많은 편도 아니고, 오픈 시간부터 사람들이 줄 서있는 일은 흔한 날이 아닌 것 같았다. (논술 보는 날은 진짜...) 내 핸드폰만 바라보다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보지 못했는데, 내 의자를 받고 뒤돌아보니 어른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자식들을 위해서 줄을 서는 부모님들이 많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직접 보니 놀라웠다. 하긴, 울 엄마만 해도, 엄마가 내일 그럼 받아줄까! 라고 하셨지. 요즘 같은 시기에 줄을 서서 의자를 받고 있다니! 나도 대기하고 있었지만, 사실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봐 무섭기도 했더랬다.

1990(1980)-2000년대 생을 MZ세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디지털이 친숙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모바일이 더 편한 세대로, SNS를 통한 소비 문화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물건을 구매하고 sns에 올리면서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표현하는 Meaning out(Meaning + coming out) 소비도 한다. 스타벅스는 마케팅의 표본이 아닐까 싶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그러면서도 예쁘게 만들어서 sns에 올릴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은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어떤 사람들은 줄까지 서가면서 저렇게 해야돼? 할지라도, 나에게는 의미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세대. 오늘은 나도 좀 인싸였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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