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시작은 분노였다고 할 수 있다. 이별 이후로 에일리의 노래 가사처럼 모든걸 바꿔보고 싶었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훨씬 더 예뻐..진 건 모르겠다만 나를 더 소중히 생각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더 늦어지면 애플로 넘어가지 못할 것 같아서 아이폰도 사보고 싶었고, 공부를 핑계로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에어팟도 사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운동을 핑계삼아 나는 애플워치를 사버렸다. 모든건 미래의 내가 감당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돈 만 원 쓰는 것도 고민하고, 거짓말 살짝 보태서 떨기까지 했던 내가 이렇게 소비에 눈을 뜨게 된 건 좋은 영향일지 나쁜 영향일지.
애플워치는 6시리즈 블루 색상으로 구매했다. 가격튼 539,000. 셀룰러를 사고 싶었지만, 휴대폰 요금이 계속해서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12만원에 꼬리를 내렸다. 아이폰 SE2와 함께 워치도 SE시리즈로 할까 했지만, AOD를 직접 보고, 블루 색상을 알게 된 순간. 더 이상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애플워치 SE와 6는 디자인이 동일하기 때문에 AOD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혈중 산소포화도나, 차 키? 연동해서 쓸 수 있다고 하는데, 갤럭시 사용자들은 알겠지만 산소포화도는 삼성 헬스에서 이미 옛~~~~날부터 존재했던 기능이고, 실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기에 큰 고려사항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AOD만큼은 참 좋더라. 배터리를 잡아먹어서 추천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처음 갤럭시에서 AOD 기능 나왔을 때도 배터리 소모량으로 논란이었다. 그런데 AOD를 사용하냐 하지 않냐에 따라서 체감상으로 느껴지는 배터리 폭은 적었으나, 편리함 차이의 폭은 컸다. 핸드폰을 건드리지 않아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잠금 해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한다거나 하는 자잘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혁신이던지! 아이폰으로 넘어와서 가장 아쉬웠던 기능이 AOD라고 할 정도로 나에게는 컸다. 그렇게 6가 내 손목에 안착했다..
차고 있긴 하지만 이게 정말 내꺼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고시생에게 새로운 기기는 마치 고3 수험생에게 SS501의 U R MAN 과 마찬가지 아닐까.. 하지만 후회하기엔 시간이 많이 흘렀다. 더 알아보고,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지! 일단,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