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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쉬고 싶어요

해야할 일은 많았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발 디딜 틈도 없게 어지러진 집을 보고있자니 한숨이 푹푹 나온다. 눈을 감기만 해도 바로 잠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과 해야할 일들이 나를 붙잡고 있다. 버티다 못해 이 곳으로 끌려왔다. 자기 관리를 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원동력이 필요한 것 같다. 불씨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 화로에서는 불을 피우기 쉽지만, 완전히 꺼져버린 후에 다시 불을 피려면 곱절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아무래도 물을 끼얹어서 불을 완전히 꺼버린 듯 하다. 핑계도 가지가지여

나무늘보 마냥 늘어져있는 나를 위로한 건 재밌게도 한 TV 광고 문구였다.
“중요한 결정이 많았던 하루,
100m 심해로 퇴근합니다
(https://youtu.be/E0vLvR-xSsI )

크게 어떤 일을 하지 않아도, 결정을 내리고 선택하는 그 과정 자체가 힘들다는 걸 인정받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고민할 거리가 많다는 것도 피로감을 가져다 주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동질감에서 오는 위로였다. 정우성의 목소리와 착장을 보아하니 결정의 크기와 깊이가 거의 회장급, 사장급으로 남다른 것 같긴 했지만,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지 않겠는가. 물론, 정우성의 목소리 자체가 힐링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은 아침부터 테니스 레슨이 예정되어 있다. 분명 내가 하고 싶어서 시간도 잡아두었는데,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밤에도 비 예보가 있었고 내일 아침에도 지긋지긋한 눈 예보도 있던데.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게 두 시간 수면 연장의 꿈을 이뤄지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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