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공부가 더 잘된다고 했던가. 100일간의 대장정을 술 한잔하고 시작할 줄은 전혀 몰랐다. 글을 잘 쓰려면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하길래 일단 무작정 해버렸는데, 첫날부터 참 쉽지 않아.. 술을 마시고 시작한 김에 오늘은 술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볼까..
의대에 다닌다고 하면 다들 술 많이 마시겠네, 술은 잘 마시냐 한다. 사실 나는 술을 별로 안 좋아한다. 술을 마시면 내 스스로 컨트롤 되지 않는게 싫다고 할까나..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는 술자리는 정말 재밌고 좋다. 애써 나를 숨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한 술자리는 왜 이렇게 힘이 들까. 한 번 만나고 말 사람들인데 안 봐도 될 모습을 보고만 느낌이다. 그치만 멀쩡한 정신에 어색함을 견딜 수 없는 것도 맞다. 이렇게 되면 결론이 안나네? 결론은 오늘 술자리가 너무 힘들었다고. 운동까지 하고 났는데 술을 이렇게나 많이 오랫동안 마신다니.. 진짜 다들 체력이 엄청나다.
나도 대학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거의 모든 술자리에 참여하려고 애썼다.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쨌든 시간을 들여서 같이 보내야 하고, 그게 곧 술자리니까. 한 때는 탱커라는 이야기도 듣고 정말 오래 버텼는데, 어떻게 그랬나 모르겠다. 사회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처음으로 내던져진 대학교라는 곳에서 소속감을 찾기 위해 애쓴 건가 싶다. 어쨌든 그 때 일들이 추억이 되어서 가끔 만나서도 그 때 이야기를 하니 좋은 건가?
그러면서도 일을 시작한다면 매일 퇴근하고 맥주 한 잔의 시원한 맛을 느끼고 싶을 것 같다. 일이 힘드니까. 빨리 벗어 던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일탈이 아닐까. 그래도 나 혼자 맥주를 마시거나 동기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마시는 것 이외는 싫긴 하다. 성격 상 그런 거겠지만, 이미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썼는데 나의 사회화 에너지를 또 소모하는 것은 너무 큰 결심이야. 다시 말하지만 그냥 오늘 힘들었다고 징징대는 거 맞다.
오늘의 컨셉은 아무래도 이랬다 저랬다 인가보다.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다보면 조금 더 정갈하고 깔끔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까. 오늘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하여!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