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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여유로웠던 날

 

 2020년의 2월이 이렇게 끝이 났다. 심화 실습이 이렇게 흐지부지 끝날 줄은 정말 몰랐는데, 2020년의 1/6도 지나갔구나. 매일 매일 열심히 살긴 했다만, 뭔가 해낸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아마 계획없이 살았기 때문이겠지.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계획을 세워도 끝까지 추진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항상 싫었는데, 그렇다고 고치려는 노력 또한 크게 하지 않고 있다. 진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결국 눈 앞에 놓인 것들을 따라가다가 다 흘러가 버렸다.

 

 오늘 문득 시험 날짜 디데이를 계산했다가 흠칫 놀랐다. 올해 7월 예정인데, 7월이라고 해서 멀게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137일 남았더라. 12시가 지났으니 이제 136일 남았다. 올해가 어떻게 보면 나의 나머지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될 텐데 그런 중압감에 비해 별생각 없이 지내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어떤 과를 가고 싶은 가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걸 구분해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다.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지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현실.. 성적이 전부가 아니겠지만, 결국엔 그 숫자로 나의 삶이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조급해졌다.

 

 그래도 결국 오늘은 하고싶은 것들을 했다. 운동도 가고, 카페 가서 공부도 조금 건드려보고. 오랜만에 본집에 와서 부모님과 맛있는 것도 먹고, 대화도 많이 하고. 소소한 행복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카페에 가서는 우연히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동기도 만나고. 집 안에서만 있었다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본집 가는 버스 기사 아저씨도 너무 친절했어. 거리에 점점 사람들도 없고, 오늘 외식한 식당은 당장 내일부터 2주간 휴업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세상은 심각하고 바쁘게 돌아가는데, 나의 시계만 천천히 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유로운 날이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거야~ 역시 본집이 좋아.

 

 하.... 이제 진짜로 계획을 좀 세워야 한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스스로 위로하면서 굴러가야지. 나의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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