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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어떤 과를 갈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동기와 만나서 가고 싶은 과와 병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실습이 중단된 지금, 매일 하는 고민이 어떤 과를 가야 할까, 그럼 어느 병원에서 수련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것들이라 그런가 동기를 만나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선배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길을 선택하는 것도 궁금한데 정말 '어른'이라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워서 결국 혼자만의 고민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지금 가장 관심이 가는 과는 감염내과, 영상의학과 그리고 마취통증의학과이다. 감염내과는 최근 심화실습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마치 탐정처럼 환자의 상태와 혈액검사 등 결과를 보고 원인을 파악해 나가고, 약을 처방해서 환자를 아프지 않게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른 과들도 비슷하긴 하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의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원인을 파악하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를 한다는 점이 마치 정답을 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 몸은 정답을 쉽게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 당장 우리 병원에 있는 환자들만 봐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염증 수치가 오르는 경우가 참 많다. 특히 감염내과는 80대 90대 환자분들이 많은데, 염증 하나를 잡으면 다른 곳에서 또 문제가 나타나고.. 그럼 또 그걸 치료하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다. 쓸 수 있는 항생제나 약제는 제한되어 있는데,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환자의 면역력에 의존하게 되고, 의사는 환자의 면역력을 키우는 데에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는 거다. 사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통해 감염내과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 것도 맞아서 정말 나의 성향과 맞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영상의학과는 이번주에 갑자기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과다. 소위 말하는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이 높은 과 중 하나인데, 환자를 대면하는 경우가 잘 없고, 각자 주어진 일을 하면 된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른 과와는 다르게 회사 사무실처럼 앉아서 대부분의 일을 하게 되는데, 물론 인터벤션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그런데 환자를 아예 보지 않고 혼자 일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인체 부분을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질병에 대해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점인데, 전적대에서 4년간 공부했던 것들이 아깝기도 하고, 영상의학과 자체도 인기가 많아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허허

  마지막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수업 들을 때 꽤나 흥미로웠던 과 중 하나이다. 마취하고 또 회복하고의 반복인 것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아직 마취과 실습을 돌지 않아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실습을 돌면 뭘 알 수 있을까? 영상의학과처럼 각자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데, 과의 분위기와 내가 맞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긴 하다.

  예전에 우연히 봤던 블로그에서 어떤 과를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그 과로 가게 된 사람을 본 적이 있어서 나도 한 번 남겨보았다. 과연 위 3개 중에 하나를 가게 될까,,, 어떻게 될까. 진짜 나도 나를 모르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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