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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러닝!

자유시간이 갑작스레 너무 많이 생겼다. 내가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는다고 해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말 가만히 있는건 또 무섭다. 옥지로라도 책상 앞에 앉아서 하루 공부 시간을 채우려고 애쓴다. 평생을 계획없이 살아왔지만 대략적인 계획을 만들고 목표를 세워서 해본다. 물론 지켜지지 않은 계획들이 많지만.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지만 둘 다 어떤 목표의식을 가지고 하기 보다는 그냥 하고 있다. 공부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할텐데.., 내년이면 또 원서를 써야 하는데(국가고시 거부를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자기소개서에 넣을 내용들을 채우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운동은, 막연하게는 체력을 키우는 게 목표인데, 내년 인턴 생활을 하면서 힘이 없어서 무언갈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게 싫기 때문이다. 힘이 약한 편이라 걱정이 되어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사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한강 러닝도 하고 있지만 길어진 장마로 뛴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니...
그래서 이것만큼은 올한 해 무언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일단 질러버렸다.

화이팅...!

바로.. 언택트 러닝. 8.15 광복 75주년을 맞아 故 손기정 선수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개최되는 레이스 대회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대회를 비롯해서 다양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도 올해에는 꼭 10k를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여태까지는 번번이 신청 기간을 놓쳐서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제때에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이렇게 의미있는 대회라 더 가슴이 뛴다.

유퀴즈 온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우승 직후 친구에게 보낸 엽서를 보게 되었다.

기쁨보다 컸던 슬픔..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서러움, 그 모든 아픔을 혼자서 감내하고 이뤄낸 우승이었다. 그러나 그는 슬퍼했다. 그 마음을 내가 감히 이해할 수 있을까.

10k는 풀 마라톤인 42.195km에 비하면 별 것이 아니다. 그치만 아직 5k도 뛰어본 적이 없는 내가 덜컥 10k를 도전해버렸으니 사실 큰일이다.
근데 고통만큼 성장한다고 나는 믿는다. 1시간 가량 뛰면 별의별 생각까지 다 들 것 같은데, 이번 만큼은 좀 더 의미있는 러닝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달동안 잘 준비해 봐야지. 그렇게 또 다른 도전을 할 용기를 얻고 싶다. 시간을 버리지 않았다고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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