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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코로나 때문...은 약간 핑계인 것 같고, 약속을 잡는게 귀찮아 자발적 아싸인 내게 햇님이는 없어서는 안될 정도다. 평일이면 매일 밤 10시 생방을 기다리고, 공부를 할 때에는 햇님 방송을 asmr 삼아 공부하곤 한다. 나는 정말로 입이 짧아서 음식을 맛있게 많이 못 먹는데, 햇님 방송을 보면서 늘 대리만족한다. 어떻게 이렇게 깔끔하게 먹지, 많이, 그리고 맛있게 먹지? 게다가 햇님은 맛표현에 진심이라 맛없는 음식은 바로 아웃되기 때문에 더욱 믿고 보게 된다. 햇님 따라서 이것저것 많이 배달시켜 먹기도 하고, 찾아가보기도 하는데 그녀의 선택을 받은 음식점들은 어찌나 유명한지, 파급력이 절로 느껴진다.

빌드업을 참 열심히도 썼는데, 오늘도 나는 야식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담치킨, 크리미양파치킨을 말이다. 며칠 전 햇님이가 비염 때문에 맛이 잘 안느껴져서 힘들다며 크림까르보불닭과 그 치킨을 먹었다. 매운걸로 입맛을 확 돋우고, 알싸한 양파로 코를 찡-. 보자마자 언니와 나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참을 수 없다 이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은 글입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크리미양파치킨을 생각하며 각자의 생활에 최선을 다한 우리였다. 언니의 퇴근시간. 우리는 장바구니에 넣어놨던 그 치킨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목록에서 사라진 것이 아닌가..! 무슨 일인다 하고 급하게 자담치킨을 검색했는데 웬걸.. 이미 주문을 마감한 상태였다. 하루종일 치킨만 생각하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참 먹는게 뭐라고 사람 기분을 이렇게 들었다놨다 하는걸까. 맛을 느끼는 것은 아주 잠시뿐, 씹어서 삼키는 순간 그 어떤 음식도 그냥 에너지가 되는 것이 전부인데. 처음에는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죽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미각이 존재했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미각이 발달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에너지라 고칼로리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도 있는데, 사람마다 맛있게 느끼는 것이 다른 점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최근에 보게 된 유투브 채널에서 오이를 되게 좋아하는 강아지들이 나오던데,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오이를 좋아한다? 이건 말이 안되지 않나.

아무튼 오늘만큼은 치킨을 신포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못 먹게 되었으니 이렇게라도 내 자신을 달랠 수밖에😂 그런데, 신포도가 영원히 신포도는 아니지 않은가. 좀 더 숙성시켜서 또 먹어야지. 맛있는 치..아니 포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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