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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연락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주문처럼 스스로에게 건 말이다. 어떻게 하면 남은 2주를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물론,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하루 종일 공부만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답답했다. 일 년 내내 공부해야 하는 건 확실한데, 지금부터 시작해서 정말 매일 열심히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그럴 자신이 없다.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다 제쳐두고 공부만 할 수 있는 위인이 못된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평생 공부하는 직업을 택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공부가 제일 재밌지는 않다. 유튜브도 봐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떨어야 하고.. 일 년 후의 내가 보면 지금 시간을 이렇게 보낸 것을 후회하려나..?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하루만 해도 거의 12시간을 침대에 누워있다가 겨우 일어나서 운동하고 공부하는 척하다가 친구 만나러 갔다.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겠다고 다짐했거늘, 역시나였다.

  그래도 오늘은 나름 큰 용기를 내서 한 것이 있다. 바로 교수님께 메일 드리는 것... 대학 생활이 이제 1년 남았는데, 그동안 여태까지 못했던 것들 중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늘 아픈 손가락처럼 남아있던 논문 작업을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논문을 쓰고 있는 친구에게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고 고민해서 오늘에서야 교수님께 연락드렸다. 2월 셋째 주부터 계속했던 고민인데, 코로나로 인해서 교수님들도 정신없고, 병원을 가도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서 연락드리는 것을 미뤄왔다. (물론, 내 감정을 이제야 추슬렀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크겠지만.) 문자로 연락드릴까, 카톡으로 드릴까부터 시작해서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이 많은지.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는 게 태어나서 처음인 것도 아닌데 아직도 긴장되고, 걱정된다. 내 고민의 시간이 머쓱하게도, 메일을 보내자마자 "뭔 메일을 보냈어? 심심하구나?" 라며 전화를 해주셨다. 아무래도 친분이 있는 교수님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사실 논문을 쓸 수 있을지 답변 자체도 듣지 못했지만,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다. 오늘은 적어도 내일을 위한 무언가를 했다고 그렇게 합리화해보려고 한다.

  내일의 계획도 공부로 시작되는데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까. 그래도 생각은 하고 잠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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