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의 큼지막한 스케줄은 거의 확정된 것 같다. 실습이 3주나 미뤄졌기 때문에 실습이 다시 시작되면 정말 바빠질 것 같다. 13주 간의 마이너 실습이 끝나면 바로 종합고사 준비를 시작해야 할 거고, 중간에 의료법규 수업이 있고 그렇게 되면 KMLE를 한 바퀴 다 돌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종합고사 끝나고 바로 서브인턴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코로나 사태가 빨리 종결되어야 될 텐데.. 예전 여름방학 때 서브인턴을 포기했던 나 자신에게 화가 좀 났다. 그때로서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 부메랑이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특히 코로나 사태는 내 예상 범위를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인생은 역시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동기들 몇몇은 벌써부터 의학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모양이다. 사실 다들 안하는 척하면서 하고 있을 거다. 의대가 원래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공부를 할 때에는 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이라기보다는 뒤쳐지는 것이 두렵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수만 가지가 되는 것 같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 올해 공부했던 거에 따라서 나의 수련병원이 정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다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아침 7시 30분에 기상하는 챌린지를 또 시작하기로 했다. 의사는 강제로 아침형 인간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아침에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고, 회진을 일단 한 번 돌아야 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머리가 돌아가야 된다. 나는 태생부터 아침형 인간이 되기는 그른 사람인 것 같은데, 2주를 흥청망청 보내다가는 실습 시작할 때 적응하는 데 시간이 들 것 같아 미리 좀 힘들어 보기로 했다. 당장 내일 아침 일어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일단 일어나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뒀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까지는 힘들었지만, 슬슬 나의 페이스를 되찾을 때가 온 것 같다. 운동도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꼭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일단 실행해보자. 솟아나라 열정이여!(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