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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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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일들에 글쓰기도 분명 포함되어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밀리고 밀려 잠들기 바로 전에 이 곳을 또 방문하지만, 며칠째 뭘 써야하나 고민만 하다가 그저 글들을 흩뿌리기만 하고 있다. 나의 여러가지 생각들을 남기려 했지만, 잠들기 바로 전 너무 어렵거나 깊은 생각을 하기에는 몸이 피곤하다. 어떤 생각이 들더라도 이내 포기해버리고 만다. 일단 빨리 쓰고, 자고싶다는 생각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리듯이 쓰는 글이라도 계속 이 자리에 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낫다는 마음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병원에 들어가고 나면 가끔이라도 시간내서 꼭 글을 쓰러 오고 싶은데, 지금처럼 시간이 있을 때도 하지 않는다면 그때라고 하겠나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이 언제부터 이렇게 해야하는 일이 되었나 서글프지만, 세상에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닐테니 그냥 버텨봐야겠다.

선뜻 내 생각을 올리기 쉽지 않은건, 내 머릿속에 있는 의문들이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답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철학이라는 게 원래 답보다 의문이 더 쉬운 학문이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의 가치관이 설립된 후에 정돈된 글을 올리고 싶다. 그렇지만 아직도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런 거창한 질문 앞에 서면 작아진다. 거의 매일하고 있는 이완 명상 속에서도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3번 말해보라는 부분이 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문장이 달라진다. 나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위해 사는 인간인가보다.

차라리 누군가가 답을 다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생각을 줄줄 읊어서 책까지 집필해낸 철학자들이 다시금 존경스럽다. 그들이 이미 답을 주었다지만, 그걸 또 찾아내고 읽어야 하는 게 참 어렵네. 그래도 조금씩은 해봐야지. 독서 모임을 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들으면 늘 놀란다. 다시 한 번 독서. 시간 내서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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