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공부도 해야하고, 나갈 준비도 해야하고,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티켓팅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팀도 아니고 두산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티켓팅에 난전이 예상됐다. 잠실 야구장을 채우던 팬들에게 고척돔 절반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으리라. 나처럼 창원과 관련없으면서 NC팬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많은 서울 사람들, 두산팬과 경쟁하려니 확실히 두려웠다.
인터파크 앱도 깔고, 용병도 구하고, 계획도 열심히 짜고. 그러던 중에 문자가 하나 띠롱 왔는데, 저번달에 구매했던 스타디움 자켓이 오늘 배송된다고 했다. 결제 순으로 순차적 배송이라, 1차전이 시작되는 17일 안에 올까 걱정했는데 티켓팅 하는 날 딱 오다니. 이건 티켓팅 성공 기원 선물이 다름 없었다.

네이비즘 서버시간도 켜고, 손도 떨어가며 기다렸던 14시. 광탈했다. 이.선.좌.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사람들이 어찌나 빠른지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대기번호가 몇 천번이 넘어가더라.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 선예매 외에는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런걸까, 수강신청을 한 번도 실패해본 적 없는 나였는데😥 루친스키는 TV로 보는걸로..
15시 2차전. 이번에는 59분 59초에 새로고침도 하고, 코로나 안내문도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끄고, 보안문자도 틀리지 않고 한 번에 해내고 쭉쭉 다크버건디 석을 딱 클릭하고 결제창으로 넘어갔는데!!!! (헥헥) 결제가 문제였다. 나는 결제를 제대로 할 준비도 안 된 인간이었다. 문자 결제가 가능할 줄 알았고, 미리 카드 등록해 놓은거로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ISP를 제대로 설치하지 못했다. 그렇게 어이없게 날려버린 2번째 기회.. 라이트 ( 또는 바라건대) 구창모.. 안녕..
16시 3차전. 이번에는 정말로 결제 준비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코로나 안내문을 끄는데 살짝 버벅거렸다. 그게 화근이었을까. 들어가자마자 대기 인원이 만 번을 넘어갔다. 총 8500석 정도인데 만 번이라니 하하하하하하... 알고보니 금요일 경기라 더 많은 인원이 들어온 것 같았다. 평일 경기를 노렸어야 했는데... 눈물을 머금고.. 진짜 창모.. 안녕...
오늘의 마지막 17시 4차전.... 토요일 14시 경기라 정말 하나도 기대를 안했는데... 이게 웬일. 대기번호가 천 번이 안됐다. 뭐야? 뭐야?!?! 하는데 진짜 됐다. 4차전이라니...! 4:0이 되면 바로 우승 확정되는 경기...! 그간 3번의 실패에서 나는 조금 더 나은 (티켓팅 한정) 인간이 되어버렸다. 만세..!
그렇게 나에게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르는 티켓이 들어왔다. 창단 9년만의 첫 KS. 진짜 생산성이라고는 1도 없는 야구에 내가 이렇게까지 시간을 쓸 줄 몰랐는데, 다른 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내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아무튼 오늘은 너무 행복하다. 다음주에도 행복했으면 좋겠당 STRONGER TOGETHER V1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