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즐겨보는 예능인 유퀴즈. 오늘도 보고 있는데, 라디오 교통 리포터 노희원씨가 방송 시연을 하는걸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나의 감정을 깨닫기도 전에 벌써 시야가 흐려졌다.
일단 흐르는 눈물을 닦고 고민했다. 교통방송은 내가 언제 들을까. 평소 듣는 라디오 채널에서는 교통방송이 나오지 않는다. 가끔 타는 택시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긴 했지만 감정을 불러일으킬만 한 건 아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빠의 차를 탈 때였다. 혼자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빠 도움을 받을 때가 많았다. 서울 시내를 다니고 있으면 교통방송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요즘에는 휴대폰 어플이 가장 빠른 루트를 알려주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네비게이션이 저장된 루트만 알려주고 통행량을 파악하는 정도가 아녔어서 라디오가 절대적인 정보통이었다. (그 이전에 자동차 뒷자석에 늘 있던 지도책도 아직 기억한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사람 냄새가 묻은 교통 방송이 향수를 불러일으켰나보다.
코로나로 일상이 많이 망가졌고,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 깨닫는 요즘이다. 노희원 리포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꼈다. 바뀐 일상에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속에서는 아직 옛날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아니면 그저 공부만 하다 메마른 눈물 중추가 제멋대로 터져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앉아만 있으니 체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버린다. 시험이 끝나면, 모든걸 궤도 위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