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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노잼

단조로운 일상과 더불어 나의 글도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 아니, 글쓰기 자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실습을 하면서 매일 새로운 일이 생길 때나, 감정이 요동치는 날에는 글쓰기가 삶에 위안이 되었다. 요즘의 글쓰기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듯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반성을 하면서도 그렇다고 새로운 일을 만드는 일은 하지 않으니, 반성을 하는 것도 아니다. 우울한 건 아닌데, 평소처럼 이야기도 하고 집에서 재롱도 피우는데(집에서 나의 역할이 그러하다) 글 앞에만 서면 유난히 조용해진다.

매일 천 명 넘게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코로나도 언제부턴가 어떤 ‘자극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자원이 고갈되고 있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지만, 반복되는 일상 속에 코로나도 자연스럽게 합류한 기분이다. 집콕 생활을 하고 있어서 더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유튜브에 올라온 코로나 이전 영상을 보면,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웠던 그 때가 그립다. 지긋한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글을 쓰면서 생각이 든건데, 아무래도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 같다. 군중 속에 있고 싶달까. 콘서트 가서 다같이 소리지르고 뛰고, 그게 아니라면 친구들과 다같이 왁자지껄 떠드는, 그런 순간들이 그립다. 혼자 있으면 편하긴 하지만, 요즘처럼 심해에 빠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때면 강제로라도 나를 뽑아내고 싶다.

오늘의 글도 역시나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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