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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킹덤

  오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컨디션이 나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한 게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나의 몸은 왜 이렇게 유리구슬 같은 건지.. 조금만 무리하면 바로 이렇게 다음날 힘들어버리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물론 목요일부터 계속 피로가 쌓이기도 했고, 곧 대자연의 날이 시작되기 때문에 피곤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이럴 때마다 버티지 못하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 체력을 기르고자 운동도 시작했는데, 한 달 운동해놓고 체력이 왜 안 늘어나냐고 불평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래도 속상했다. 아직은 운동하는 것 자체도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하고 있나 보다.

  해야 할 일은 많았지만 침대에서 벗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고, 결국 언니와 함께 킹덤 시즌1을 정주행 하기 시작했다.(?!) 평소 좀비물이나 귀신이 나오는 걸 잘 못 봐서 부산행이나 다른 영화들을 안 보고 참았는데 무슨 용기가 갑자기 생겼는지 홀린 듯 보기 시작했다. (하이에나에 나오는 주지훈이 멋있었기 때문은 아주 일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좀비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다. 왕실의 권력다툼,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배경과 요소들이 추가되니 정말 재밌더라. 고고하신 양반님들 또한 죽음 앞에서는 나약한 존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그 안에서도 권력을 갖기 위한 싸움들, 밤이 되는 순간 늦출 수 없는 긴장감까지. 생각 없이 보기에도 재밌고, 생각을 하자면 끝도 없이 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흡입력은 또 얼마나 좋은지 6화를 순식간에 다 보고 말았다. 시즌 2를 바로 시작하지 않은 나 자신이 대견할 정도이다.

  주지훈이 세자 역을 맡아 조학주와 정치적으로 대립을 하고 있는데, 모든 상황에서 본인이 조학주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하는 점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다. 나는 그와 다르다. 나는 그와 다른 선택을 한다. 이런 말들을 계속 반복한다. 예전에 설민석 선생님이 마키아 벨리가 쓴 군주론을 요약해 준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 말하는 훌륭한 군주와 세자는 어쩌면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고, 모든 백성들을 지키지 위해 노력하고 본인이 직접 시행하고,, 이 모든 것들이 멋있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보였다. 분명히 좋은 사람이고 그 선택들이 틀리지 않았음에도 불안한 건 내가 너무 현생을 살아서 그런 걸까. 시즌2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는데, 너무 궁금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즌2가 끝이 아니기에 시작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결국엔 보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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