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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노래가 늘었어

  어제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라는 노래가 귀에 박혔다. 세상에 있는 다양한 이별노래 중에 가장 희망적인 노래랄까. 너와 헤어지고 나서 음악에 미쳐 살았더니 노래가 늘었다. 언젠가 너에게 연락이 오면 너 덕분이니까 고맙다고 말할게. 이런 노래. 슬픔을 잊는 방법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나를 위한 투자만큼 건설적인 방법은 없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해서라도 너를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슬프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복수를 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화를 내는 것 자체도 의미가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 노래를 듣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너를 위해 쓰던 시간과 돈 ,그리고 모든 나의 노력들은 이제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겠지. 나는 그에게 맞춰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노력들은 결국 그에게 닿지 못했다. 나도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그 사람을 많이 힘들게 했기에 이렇게 된 것이겠지만 헤어짐이라는 것도 결국 그 사람에게는 자기의 행복을 위한 선택일 테니까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마음 또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이 우선이니까.

  그와 시간을 보내느라 내가 하지 못했던 것, 그에게 선물하거나 같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내가 사지 못했던 것들, 그런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맨날 공부한다 공부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들어가야 하는데, 내가 정말 편한 수험 생활,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그리고 남은 그의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 하나하나 바꾸다 보면 언젠가는 생각들이 흐려지겠지.. 어젯밤에도 갑자기 그리움이 몰려와서 힘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더 이상 그의 목소리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한 달. 목소리를 잊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한 달이었나 보다.

  둘이어서 좋은 일도 분명 많았지만, 혼자라서 좋은 일도 있을 것이다. 나는 혼자서 행복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걸 이제는 배울 시간이 된 거 아닐까. 그에게서 배울 것은 취하고, 나머지는 좋은 기억들로 생각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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