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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환영합니다 ♥

  우리 집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사실 식구의 사전적 의미;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아주 면밀히 말해서 식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먹던 물을 나눠주는 친구라는 생각하에 분명 식구가 맞다^_^ 맞다. 식물이다.

  언니가 식당에 갔다가 2만원 이상 구매 시 식물을 준다고 하여 받아왔다고 했다. 종은 카랑코에. 이름도 모르고 받아왔다가, 오늘 꽃집에 가서 이름을 알아왔다. 다육과의 한 종류. 그렇게 키우기 어려운 종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숱한 식물들을 하늘로 보낸 전력이 있는 나로서는, 혼자서도 잘 자란다는 선인장도 보냈던 사람은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거다. 3월의 베란다 식물이라고 겨울 동안 잘 키우면 3월에 꽃을 피워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꽃말을 찾아보니 popularity. 인기, 평판, 그리고 신기하게도 설렘이라고 한다. 3월에 봄을 맞이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집에도 이제 봄이 완연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얻어온 식물이지만, 화분에 만원을 투자하고(ㅋㅋㅋ) 화분도 옮겨주고, 벌써부터 애정이 생기는 것 같다. 안 그래도 삭막했던 우리 집에, 처음 나타난 초록색이라니! 습기 많은 우리 집에서 저 친구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렇게 생겼다.

  다육과의 친구라서 물을 자주 주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꽃이 피어있을 때는, 꽃집 언니 말로는 이틀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꽃을 피우고 있으려면 식물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겠지? 당장 다음주에 실습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게 될 텐데 잘 챙겨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내가 신경 쓸 아이가 있다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설렘이다. 별것도 아닌데 내가 챙겨주지 않으면 이 친구가 삶을 마감하게 되니까...! 그건 너무 마음이 아픈걸!! 갑자기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아주 자그마한 식물일 뿐인데 벌써부터 나를 들었다 놨다 한다. 

  하루에 열 번씩 예쁜 말을 해주면 잘 자랄까. 집에 있으면 자꾸만 눈길이 간다. 너도 그렇니? 잘 지내보자. 내가 잘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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