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일기

리퀘스트

첫번째 주제 : 최근에 먹은 것. 음식이 아니어도 상관 없어요.

주제를 보자마자 뭘 먹었다고 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했다. 우리동네 맛집을 소개해야 하는건가, 글을 쓰기 위해 더 맛있는걸 먹어볼까 고민도 잠깐 했다. 음식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말에 또 갑자기 꽂혀서 어떤 특이한 걸 소재로 쓸까 생각했다. 최근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욕을 먹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면 재밌을까, 아니면 거의 잘 하지도않는 화장이 잘 먹었다고 해야하나. 먹었다 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다양한 관용어구에 대해서 고민했다. 갑자기 어디에선가 개그 욕심이 뿜뿜 솟아나가지고.... 내 세포들 중에는 유우머 세포가 있나보다.

아무튼 하루종일 고민을 했지만... 결국 생각난 말은.. 마음을 먹었다 라는 말이다. (결국 재미를 잃고 진지함을 얻어버렸다) 최근에 내가 하는 고민은.. 어느 병원으로 갈까, 또는 어떤 과를 가야 내가 평생해도 지루함없이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인데, 오늘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아주 조금 선택의 폭을 좁혀볼 수 있었다. 애초에 의대로 편입해서 온 것도 다 나의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아직도 나는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있기에 지금보다 더 높은 병원으로 가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맨날 공부하는 게 힘들다고, 누군가와 경쟁하고 떨어질까 뒤쳐질까 조마조마 하는 것도 지쳤다고 말은 하면서도 공부를 그만 둘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여태까지는 나도 인생을 길게 보고 목표를 가진 적은 별로 없었는데, 큰 선택의 기로 앞에서 이제는 긴 나머지 삶을 위한 선택을 해야할 때인 것 같다. 조금 더 마음을 확고히 하는 나머지 실습 일정이 돠었으면 좋겠다

또 마음 먹은 것 중 하나는, 나도 이제 정치에 더이상 문외한이라고 스스로를 단정 짓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다. 나는 접전지역 중 한 곳의 주민인데, 내가 한 선택이 곧 선거의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투표하는 것 자체도 너무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뉴스를 잘 챙겨보지 않고, 신문을 놓은 지는 벌써 몇 해가 되었기에, 최근의 정치 동향을 제대로 살피지는 못했다. 이제는 그렇게 내가 외면했다는 거 자체를 부끄러워 할 때가 된 것 같다. 투표라는 것이 국민의 얼마나 큰 권리인데, 특히나 여성의 투표권을 얻기 위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들었는가. 이번 투표가 처음도 아니었는데,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면서 정치란 무엇인지, 내가 하는 선택이 곧 어떤 의미인지, 이제거야 좀 와닿는 것 같다.

뭐, 어제오늘 내가 진지한 이야기만 했던건 아니라, 이렇게 또 재미없는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 사실 제일 최근에 먹은건 비빔면이다 ^^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벼서 아주 야무지게 해치웠다. 역시 늘 맛있어 최고야 짜릿해! 갑작스레 마무리 짓는 것도 웃기지만 오늘의 야식은 비빔면~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퀘스트 3일차  (0) 2020.04.17
리퀘스트 2일차  (0) 2020.04.16
새벽갬성..  (0) 2020.04.15
사람  (0) 2020.04.14
비록 혼자라도  (0) 20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