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다. 이런 날이면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 진다.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해야하는 지, 꼭 그렇게 열심히 해야만 하는지 머릿속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싸우고 있는 것만 같다. 내과를 만약 선택한다면 앞으로 나날도 그렇게 순탄하지 만은 않을텐데, 이렇게 열심히 해서 내과 가면 내 삶은 있는걸까 싶다. 사람은 왜 사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뒤쳐지고 싶지도 않은 욕심 가득한 마음. 다시 또 열심히 할 열정을 만드는 데에는 또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나 오늘처럼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작은 불씨조차도 만들기 힘들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흘러간다.
안과 실습이 시작됐다. 안과, 참 매력적이다. 이 작은 눈에도 정말 많은 질병이 있고, 눈이 안 보인다는 것은 곧 공포다. 눈이 보이다가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이 없어진 것처럼 느낄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창밖에 비가 내리는 걸 볼 수 있는 것도, 유투브 영상을 보면서 웃는 것도 다 눈으로 볼 수 있기에 쉽게 가능하다. 안과학에 흥미가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안과는 참 미지의 세계이다. 어렸을 때 나는 사시가 있어서 수술을 받았고, 성인이 된 후에 라식수술도 했다. 어디 크게 다친 적도 없던 내가 두 번이나 수술을 받은 곳이다. 그렇게 안과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외부 병원 실습이라는 제도를 통해 안과를 경험해본 결과, 정말 어려운 과임을 새삼 깨달았다. 안과는 굉장히 많은 연구가 되어있는 과라고 생각되는데, 눈이 잘 안보이는 게 선대들은 얼마나 궁금했겠는가. 이 자그마한 눈에, 부피가 30ml 정도 밖에 안되는 이 작은 장기에 정말 많은 질병들이 존재한다. 안과도 성형안과, 녹내장, 백내장, 각막파트 이렇게 크게 나뉘어 지는데, 파트 하나 제대로 알기도 어려웠다. 안과를 가려면 성적도 좋아야 하는데,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외에도 안과 수술은 대부분 현미경을 통해 진행이 되는데, 필드가 너무 작은 것이 좀 답답했다. 안과를 선택하게 된다면 모든 사람들의 눈을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고, 치료해야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현미경을 두 눈으로 잘 보지 못했던 내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신포도인 것도 맞다^^… ) 하지만 막상 눈이 잘 안보여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볼 때마다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참 속상하다. 무언가 안다는 것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남은 방법은 하나다. 내 친구를 안과 의사로 만드는 것.😂
무기력해진 나에게 선물을 하나 준비해야 겠다. 꿈에 그리던 에어팟 프로...! 돈 하나 벌지 않는 나에게는 사치품이다. 그래도 그냥 살란다. 하고 싶은 대로 할래,,! 원하는 대로! 다 가질 거야! 그게 바로 내. 꿈. 일. 테니까~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내일은 힘내보자...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