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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일지

의학

오늘 입짧은햇님의 먹방은 양꼬치, 소갈비살, 미니양갈비, 꿔바로우, 마라탕, 마라샹궈, 가지볶음에 테라다. 이걸 굳이 여기에 쓰는 이유는, 나 혼자 침 흘리는 게 아니길 바라는 마음. 엊그제는 명랑 핫도그를 먹길래 그 다음날 바로 시켜먹었고, 어제는 베라를 먹길래 아수쿠림도 샀는데, 오늘도 난리났다. 바삭하고 달다구리한 꿔바로우, 오동통하고 새빨갛게 잘 익은 새우, 그리고 나까지도 취하는 것 같은 햇님의 얼굴.. 집에 맥주가 없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미 한 캔 마시고도 남았다. 근데 사실, 햇님의 방송을 보고 시켜 먹어도 왜인지 그 맛이 안난다. 역시, 프로 먹방러는 달라.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먹는 걸 왜 보는지 이해도 못했고, 어렵지 않게 경제적 활동을 하는 거라고, 그렇게 짧은 생각들을 했었는데 어느새 내가 열혈 시청자가 되어버렸다. 내가 많이 못 먹어서 그런가, 맛있게 먹는걸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다 배부르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암, 그렇고 말고.

오늘의 실습은.. 방사선 치료에 대한 티칭이었다. 어제는 방사선 치료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 가를 배웠다면 (조금 더 물리학적 측면에서) 오늘은 치료 효과에 대해 배우고, 환자 케이스에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사선은 어제도 말했듯이 암세포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조직을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 dose를 결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걸 방사선 치료 계획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느 위치에 어떤 dose 로 진행할 것인가 판단하는 것이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의 역할이다. 암 중에서는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되는 암도 있고, 수술 대신에 항암과 방사선 요법만으로 치료가 되는 암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두경부암이 있는데, 암 중에서도 병리학적으로 편평세포암이 나왔다면 항암과 방사선을 동시에 진행하는 치료가 일차 치료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선으로 우리 몸의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니. 의학은 역시, 재밌다.

티칭이 끝나고, 하루종일 금요일에 있을 발표를 준비했다. 아니, 사실 시작도 못했다. 배정된 환자의 케이스에 맞는 논문을 골라서 발표를 해야 하는데, 내 케이스에 정확히 들어맞는 논문을 찾는다는 게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만큼, 서울바닥에서 김서방을 찾는 것만큼 힘들었다. 정답이라는 게 없는 문제는 너무 어렵다. 한국식 교육의 폐해인가, 아무튼 월요일도 그렇게 논문 찾다가 하루를 다 보냈는데, 오늘도 그랬다. 학생 휴게실에서 지나가는 동기들마다 내 논문을 걱정해줄 정도였다. 고르는 건 시작이고, 읽고 정리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인데, 이렇게 에너지 다 쓰고 뒷심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아무래도 정정해야 할 듯하다. 의학은 역시, 어렵다!!!!

애증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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