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에 NC 파죽의 7연승!!
진짜 쫄깃한 경기였다. NC는 김경문 감독을 필두로 만들어진 팀이기에 거의 두산의 파생팀이나 다름없었고, 그렇게 2011 창단 이후로 늘 두산에게 약자였다. 그래서 이번 시즌 오늘의 경기가 참 중요했다. 이번 주의 첫 경기라는 건 물론이고, 저번주 일주일 내내 이겼던 흐름을 타고 가느냐를 결정하는 경기,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순위 경쟁이 슬슬 시작되고 있는 터라 1위를 지키기 위한 경기였다. 1회부터 잘나가나 싶더니만, 8회에 4점을 따라잡혀 1점차이. 9회 초에 잔루만 한가득이고 알테어의 삼진 아웃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보통은 야구를 틀어놓기만 하고 공부하는데, 9회 말에는 글자는 하나도 안보이고 귀만 열려있었다. 아웃카운트 2개는 쉽게 잡았는데, 대타로 나온 오재원이 안타를 쳤다. 그렇게 올라온 박건우. 그리고
삼
진
만세! 경기의 흐름이 넘어가려던 걸 바짓가랑이 붙잡고 잡아낸 느낌이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어쨌든 이겼기에. 기쁘다.🤩
오늘의 피부과 실습은 더 재밌었다. 처치실 참관을 하게 되었는데, 레지던트 선생님이 초진 보시는 것과 여러 가지 치료를 진행하는 걸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백반증 환자에서 광선치료를 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사마귀 치료가 굉장했다... 사마귀는 피부의 표피의 가장 아래층인 바닥층까지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침투해서 표피의 과다증식이 일어나는 걸 말한다. 혈관증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거뭇거뭇한 점들이 보인다고 했다. 사마귀는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곳에 재발도 많이 하는 골치아픈 병이다. 표피의 꽤 깊은 곳까지 바이러스가 침투해있는 것이므로 깊이 파내는 것이 중요한데, 혈관이 증식되어 있어 치료 중에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고 무엇보다 정말 아파보였다. 나는 그냥 보고만 있는데도 고통이 절로 느껴졌다. 더 놀라운 건, 다 긁어낸 후에 그곳에 액화질소를 뿌려서 냉동치료를 진행한다는 거였다. 피부가 하얗게 얼고, 녹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물집이 생기고, 표피가 재생성되면서 원래의 피부처럼 자란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 거였구나. 사마귀는 정말 흔한 질병인데도, 4학년이 되어서야 조금 알게 되었다. 역시 실습은 참 중요해.
사마귀 제거 술기 이외에도 처치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술기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피부에 병변이 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각질이나 병변의 조직을 채취해서 바로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기도 하고, 검사 뿐 아니라 치료까지 진행되는 걸 보니 참 다채롭다고 느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말 스마트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강의할 때 들었던 피부과는 정말 재미없었는데, 병리 소견은 한가득이고 용어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만큼 직관적이고, 보람까지 느낄 수 있는 과가 또 어디 있을까. 물론 무시할 수 없는 것에 수입이라는 지표도 있다. 우리 동기 중에서는 누가 피부과를 전공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나랑 친한 사람이었으면^^…
문득 생각나 오늘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었다. 무언가 착잡했다. 사랑이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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