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늘 언제나 중요하다.
글도 마찬가지다. 어디선가 배웠던 논술적 글쓰기를 생각해보면 전체는 5 문단으로 나누되, 가장 처음 '훅'의 역할을 하는 문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음악도 처음 멜로디에서 이 곡을 끝까지 들을지 아닐지를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가진 첫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글을 쓸 때에도 항상 어떻게 이목을 끌어야 할지 고민한다. 재미가 없거나 관심이 없는 글이라면 뒤로 가기를 누르게 되는 그런 글이 될 테고, 아주 조금이라도 흥미를 이끈다면 아무 생각 없이 끝까지 읽게 되는 글이 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호흡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글을 흡인력 있게 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그런 능력을 얻게 되는 건 아닐 텐데.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서 침착 맨이 한 시간 동안 삼국지에 대해서 말하는 영상도 보게 되었는데, 아무리 잘 아는 내용이라고 해도 혼자 한 시간 동안 재미있게 말을 하는 능력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멋져 보였다. 글 쓰는 것, 말하는 것. 30년 가까이 살아왔어도 언어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오늘은 공부하기 싫어서 결국 책을 하나 집어 들었다. (책은 그나마 나의 양심의 가책을 덜 들게 하는 좋은 회피구다) 추천을 받아서 읽게 된 책은 아니고, 최근 e-book 신착자료에 있길래 그냥 읽기 시작했다. 조금밖에 읽지 않아서 전체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택배 사업을 엉겁결에 시작한 사람이 의중을 알 수 없는 여자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 여자는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한다.
"전 당신을 죽이려고 했어요."
다음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이다. 궁금함을 갖게 하는 문장의 중요성. 이렇게 하나 알아간다.
예전에 카카오톡 채널에서 봤던 어떤 글에서 (거의 카카오톡 채널 중독 수준이다. 이제 그만 봐야 하는데...ㅠㅠ) '카톡을 읽을 수밖에 없게 하는 톡'에 대해 쓰여있던 게 생각났다. 예를 들어 사진 이렇게 보낸다던가, 궁금한 게 있는 경우에는 물어보고 싶은 걸 보내고 그 후에 '?'만 따로 보내서 그 전 문장을 궁금하게 만든다던가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톡을 읽게 만들어야 할까 싶기도 했지만, 나 또한 의도가 있든 없든 '?'만 있는 톡을 받게 됐을 때 결국 누르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은 사실 다 똑같구나. 호기심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좋은 첫 문장은, 관심을 의미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관종이 될 수 있나요! 와 같은 질문이 되는 걸까? 그렇다면 되고 싶다, 관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