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할까?
어제도 잠을 적게 잔 것도 아니고, 좀 늦게 잠들긴 했지만 그래도 거진 7시간 넘게 잤다.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드러누워서 뒹굴뒹굴 하다가, 아 이젠 좀 공부 좀 할까- 하고 시작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단골 카페도 갔다. 소나기가 온다고 하더니, 하루종일 꿉꿉하고 구름만 끼더니 결국에는 한 방울도 안내렸다. 이렇게 피곤한 건 날씨 탓도 조금은 있을거다. 아무튼, 내가 단골카페를 좋아하는 이유가 3층이면서 통창인 점인데, 저 멀리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좀 속상했다. 나름 한강변에 살고 있는데, 원래는 밝게 잘 보이던 남산타워가 보이지 않더라. (물론 나쁜 추억이 있는 곳이라 안보여도 속상한 건 1도 없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력이 7월로 넘어가 있었다. 라디오에서 ‘하반기’라고 표현한 걸 듣고는 너무 놀랐다. 이제 6개월 남았구나. 6개월 후면 진짜 국가고시를 쳐야 하는구나. 그러고나면 나는 정말로 의사가 되는 구나. 내가 얼마나 큰일을 앞두고 있는지 깨달을 새도 없이, 그저 챗바퀴 돌듯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분명 내가 주인공인 인생인데, 내 몸은 챗바퀴를 돌리고 있고, 나는 전지적작가시점이 되어서 열심히 구르고 있는 나를 관찰하고 있는 기분. 미시감이 느껴진다. 아무튼, 그럼에도 나는 또 공부를 해야지. 다들 그렇게 의사가 되는거다. 그렇다고 공부만 하고 앉아있는 게 사람의 인성을 망친다? 이건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약간 사회적으로 도태되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긴 하다. 언제부턴가 내 주변에는 동기들밖에 없었고, 시간이 없다보니까 동기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챌린지를 시작하게 된 것도 있지. 단순히 내 주변을 넘어서서 완전히 다른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쓸까 궁금한 것도 있었다. 실제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하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논리적인 글쓰기에 철저히 실패했다. 이렇게 되면 글을 읽기가 굉장히 힘들어지는데.. 오늘은 논리적으로 생각할 힘이 없다. 잠이 쏟아진다. 그냥 그 잠에 나를 맡기고 싶다.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