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일기

Erikson의 발달이론

정신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 중 하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이다. 오스트리아의 신경질환 전문의로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사람이다. 그는 '무의식'이라는 걸 발견했고,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적인 문제로 표현될 수 있음을 알아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성욕, libido인데, 유아부터 성인까지 가장 중요한 본능이라고 했다. 또한 어렸을 때 있었던 사건들이 사람의 성격을 좌우한다고 했다. 발달 단계에 따라서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성기기로 구분했는데, 구강기는 빨고 먹는 것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시기, 항문기는 항문을 통해(배변, 배뇨), 남근기는 성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로 어머니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고 아버지에게는 거세 공포를 느끼는 시기라고 했다. 잠복기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감소되고, 사회관계의 발전을 하는 시기, 마지막으로 성기기를 거쳐 2차 성징을 하게 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며 정체성을 확립한다고 했다. 굉장히 남성 중심적인 발언이지만, 각각 단계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 어떤 성격을 갖게 된다고 밝혀, 어렸을 때의 사건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는 정신분석학의 기초가 되었다.

반면, 에릭슨은 소아기뿐 아니라 성인기를 포함하는 전 생애를 통해 인간이 발달한다고 했다. 이를 "정신사회발달이론"이라고 한다. 에릭슨은 인간의 생애를 8단계로 나누었고, 한 단계의 발달과업이 이루어져야 다음 단계로 발달할 수 있다고 했다. 각 단계에 해당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줄글로 쓰는 건 도저히 못하겠어서 이렇게 정리한다)

1. 영아기(0-1세): [신뢰] ↔ [불신]
 - 어머니의 애정어린 돌봄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trust)를 확립하게 된다.
 - 과제 실패시 기본적 불신(basic mistrust). 향후 대인관계 형성에 지장을 받게 된다.

2. 걸음마기, 초기 아동기(1-3세): [자율성] ↔ [수치]
 -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 시작되는 시기
 - 부모가 아동의 자율성(autonomy)을 도와주며 적절히 자기 통제 능력을 길러줄 경우 아이가 세계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 부모가 지나친 간섭과 부당한 통제를 가하면서 처벌하면 수치심(shame)과 동시에 의구심(doubt)을 갖게 된다.

3. 학령전기, 후기 아동기(3-6세): [주도성] ↔ [죄책감]
 - 신체적 자유와 지적 호기심 충족이 중요하다.
 -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해 활동범위가 증가하며, 성적, 공격적 환상을 적절히 다루면 주도성(initiative)을 획득하게 된다.
 - 만약 이 과정에서 부모가 지나치게 제약을 하면 아동은 죄책감(guilty)을 느끼고 위축되어 매사에 소극적으로 변한다.

4. 학령기(6-12세): [근면성] ↔ [열등감]
 - 학교생활이라는 집단경험을 통해 성인들의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의 과업을 완성할 수 있는 근면성(industry)을 확립한다. 또한 성취에서 오는 즐거움, 타인의 칭찬과 인정으로 얻게 되는 자부심(pride)을 배운다.
 - 학교의 냉대, 가족 내에서의 차별이나 과잉보호는 자존심의 상실과 열등감(inferiority)을 초래하게 된다.

5. 청소년기(12-20세): [정체성] ↔ [정체성 산만], [역할 혼동]
 - 사춘기에 해당. 지금까지의 발달단계를 통해 자신의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게 된다.
 - 정체성 확립을 이루지 못하면 자기감(sense of self)의 결여, 세계 속 자신의 위치나 역할을 혼동하게 되는 정체성 혼란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6. 청년기(20-40세): [친밀성] ↔ [소외감]
 - 이 시기의 주된 발달 과제는 이성, 교우, 결혼 등의 의미 있는 관계, 즉 친밀성(intimacy)의 확립이다. 결혼이나 직업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 친밀성의 확립에 어려움을 겪으면 대인 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결국 사회적 고립 및 소외감을 갖게 된다.

7. 중년기(40-65세): [생산성] ↔ [정체]
 - 사회적으로 가장 생산성(generativity)가 발휘되는 시기.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업적을 내고, 자녀를 양육한다.
 - 생산성의 확보에 실패하게 되면 정체(stagnation)에 빠지며, 의기소침하거나 삶에 대한 의미를 잃어 우울에 빠진다.

8. 노년기(65세 이상): [통합성] ↔ [절망감]
 -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행복한 경험과 실패, 좌절, 고통스러운 경험 모두를 수용하는 통합성(integrity)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발달과제이다.
 - 만약 자신의 인생이 쓸모 없고 무의미한 것으로 인식하면 절망감(despair)을 느끼게 된다.

이 이론이 현대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이론만 해도 거의 70년 된 이론이 되어버렸고, 이제 우리는 그때보다 더 오래 살기도 한다. 근데, 그때나 지금이나 인생이 결국 숙제의 연속인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신과에서 기본이 되는 이론이고, 나 또한 계속 외우는 데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이렇게 또 정리를 해봤는데, 보면 볼수록 재미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나는 이성관계, 교우관계, 가족관계 등 원활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오늘만 해도 하루 종일 집 안에서 혼자 있었으니..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

그리고,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오늘 박원순 시장이 실종되었다. 그의 나이는 만 64세.. 본인의 인생을 회고하는 데 시간을 갖는 것은 좋지만, 당장은 도망가고 싶은 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가지만(이해하고 싶지는 않지만), 좋은 일들도, 성공의 궤도에 올랐을 때의 행복감도 다시 한 번 떠올려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그 어떤 정치색을 떠나서, 부디 포기하지 말기를.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부습관  (0) 2020.07.12
동네한바퀴  (0) 2020.07.10
스토브리그 후기  (0) 2020.07.08
일기  (0) 2020.07.07
705대첩  (0) 202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