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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2기 리퀘스트 - Day 4

<당신의 베개맡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여름은 여름이다.
생각보다 장마가 길어지고 있어서 얼마나 큰 더위가 몰려올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긴 장마가 있는 것도 여름이지 않은가. 어제 새벽 내내 비가 내려 아침에는 난리도 아니었다. 잠수교가 잠수를 하고 있는 것도 5일째..내일부터는 또 다시 비가 온다고 하는데, 더 큰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전국에 이재민만 2000명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17명이다. 오늘은 이상할만큼 날이 개었고, 심지어 바람도 불어서 좀 시원했다. 오늘처럼 푸른 하늘을 다시 보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점점 동남아 날씨 같다.

아무튼 나는 여름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장마가 오면 그것대로 축축하고, 추우면 옷을 껴입으면 되는데 더운건 장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불쾌지수가 엄청 상승해서 긴바지라도 입은 날에는 바지를 찢어버리고 싶은 욕구가 상승한다.

여름을 싫어하는 또다른 이유는 공포영화 때문이다. 예전부터 나는 귀신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귀신이 옆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학교 수련회 때는 친구들이 화장실 환풍구에서 귀신이 너 보고 있다~~ 라고 장난쳐서 씻가가 뛰쳐나온 적도 있다. (아직도 그때 일로 놀림받고 있다) 그리고 TV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포영화 예고편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니, 예고편만 봐도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나는 귀신과 관련된 여러 미신도 믿는 편인데, 귀신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을 떨쳐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혼자 자는데 베개가 옆에 있으면 귀신이 그 베개를 쓴다는 미신을 듣고는, 혼자 자게 되는 날이면 꼭 베개를 세워두고 잔다. 말고도 팔을 교차시켜서 엑스자를 하고 잠들면 가위에 눌린다는 이야기 때문에 그렇게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쓰면서도 어이없긴 한데, 그 외에도 새벽에 잠못드는 날 4시 44분만 되면 괜히 심장이 떨린다. 혹시 어디선가 나타날까봐...

그래서 내 베개맡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묻는다면, 나는 아무 생각 하고 싶지 않다. 흑흑.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치는 느낌... 이렇게 나는 오늘도 창작에 실패하는가. 그래도 무섭다, 요즘같이 하루종일 어두운 날이 지속될 때에는 더더욱. 나는 오늘 여기서 생각을 멈춰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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