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마따나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고, 어느새 세계 경제 10위권 안팎의 나라가 되었다. 이제 완전한 선진국을 선포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했는데, 도리어 경제 성장이 주춤해지고, 이런 저런 일들이 연속해서 터지니 그 누구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런가보다. 손에 모든 것들이 잡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모래성처럼 흘러내려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사실 다 형체가 없는 것들이었나. 오늘부터는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했지만,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거의 집중하지 못했다. 내일은 조금 더 나을까. 잡생각들 사이에서 나의 것들을 잡아볼 수 있을까. 괜히 지나간 사람들이 아쉽고, 그립다. 그 사람들인지 그 때의 나인지.
언니가 결국 예식 날짜를 옮겼다. 한 달도 안 남았던 D-day가 다시 100일을 훌쩍 넘어버렸다. 아무리 내 일이 아니라지만, 나는 언니가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다지만, 옆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참 불편하다. 옆에서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결혼 자체보다 결혼 준비가 훨씬 힘든 것 같다. (결혼 이후가 가장 힘들 것 같긴 하다) 스드메, 예식장, 한복 등등.. 겨우 다 결정해놨는데, 이걸 미루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 일인가.. 특히 청첩장은 모조리 다 소각될 운명에 놓여있다... 그렇다고 이 시기에 결혼하는 건 또 아니고.. 이래저래 쉽지 않은 결정이다. 완성되기 바로 직전이었는데, 도미노를 열심히 쌓아놨는데 강아지가 모르고 툭 치고 지나간 듯한 충격. 코로나로 결혼을 몇 번씩 미룬 부부들도 있다고 하는데, 다들 얼마나 힘들지.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들이 다 제자리로 돌아가고 잔잔해질 때가 오리라고 믿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제발 하루빨리 가라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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