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가 나올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일단 황정민과 이정재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조합이었다. 비록 나는 신세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못한 쫄보지만, 그들의 케미가 얼마나 잘 맞았는지 설명하는 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영화 스토리는 내게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스포주의)
영화를 보고 나니 그건 맞는 생각이었다. 스토리 자체는.. 그냥 쫓고 쫓기는 여느 영화와 다르지 않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관계가 자세하게 설명되어있진 않지만, 더 이상의 설명은 러닝타임만 길어지게 해서 나 또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과거에 특수임무?를 받아 활동했던 청부 살인업자 인남(황정민)은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되고, 성공적으로 처리한 후 떠나려고 한다. 그러다 방콕에서 예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그에게는 딸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심지어 딸이 납치를 당했다? 충격을 받은 인남은 바로 방콕으로 떠나고, 그 와중에 자신의 하나뿐인 형이 인남에게 살해 당한 사실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가 분노에 휩싸인채 인남을 찾아 나서는데...
나는 영화 아저씨를 아직 보지 않았는데, 아저씨와 비슷하다는 평들이 많은 것 같다. ‘아저씨’하면 바로 원빈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황정민, 이정재가 아니라 박정민이라고 생각한다.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는 수술비를 벌기 위해 방콕의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인남에게 통역을 해주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맡게 된다. 어느 영화에서나 필요한 조력자인데, 이 영화에서는 절대적인 사람이었다. 영화 중간 중간 웃게 되는데, 대부분 박정민 때문이었다. 가끔씩 보이는 유이의 애교뱃살 때문에 웃음 참느라 혼났다. (트랜스젠더를 희화화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사과드리고 싶다...) 중간에 유이가 인간들 더러운 꼴 보기 싫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또 더러운 꼴 보고 있다니., 라고 말하는데, 그가 여태까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지.. 그렇기에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것이 힘들었을텐데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인남을 도와주고 결국 인남의 딸인 유민이를 맡게 되는 유이를 보면 누구나 사랑에 빠질 것이다. 좋은 사람은 어떤 순간에도 빛이 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유이고, 유이만이 악(惡)에서 유민이를 구할 수 있었다.
더불어 여태까지 나는 알아보지 못했던 황정민의 피지컬, 그리고 거의 사이코에 가까운 연기를 한 이정재(끝까지 이정재가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개그캐같다) 마지막으로 천사같이 너무 예쁜 우리 소이🥰 아주 좋았다. 처음에 나왔던 일본, 인천 앞바다, 마지막 파나마 운하까지 깨끗하고 넓은 풍경들을 볼 수 있던 것도 좋았다. 그런게 바로 영화관에서 보는 맛 아니겠는가(😷) 사람들이 감독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도 어렴풋하게나마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전체적인 영화평을 말하자면.., ⭐️⭐⭐️로 해야겠다. 영화 반도에 비해서는 훨씬 재밌게 보긴 했고, 15세 영화라 나에게 딱 맞는 수준의 잔인함이었지만, 클리셰 범벅인 영화라는 건 반박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망 플래그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영화였다. 그래도 손익분기점은 넘었다하니, 이정재, 황정민..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박정민 배우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