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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업무 개시 명령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전공의 선생님들은 모두 파업했지만, 심지어 사직서까지 모두 작성 완료한 상태지만, 사실 명목상의 파업이고 모든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응급수술이 잡히거나 급하게 일손이 필요할 때에는 언제나 병원에 갈 준비가 되어있다. 병원을 나가지 않아도 병원 근처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환자들은 아직 병원에 남아있으니까.

엊그제, 전국 전공의 10명이 업무복귀를 하지 않았다고 고발당했다. 그 중 한 명은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 중이던 선생님이었고, 또 한 명은 응급 환자 수술로 밤을 새워가며 자리했던 신경외과 선생님이었다. 고발 당한 모든 전공의가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흉부외과, 외과 등 소위 말하는 기피과 선생님들이 고발 당했다. 환자를 볼모로 삼은 나쁜 의사들이라고, 이 시국에 어떻게 환자를 버리냐고. 나도 피해보는 건 국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사람들이 기피과 선생님들을 고발하고 있는 행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왜 모든 잘못을 다 의사로 향하는가. 모든 진료가 평소처럼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외래의 경우 교수님들이 진행하고 있고 우려했던 진료 대란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미리 모든 스케줄을 재조정했고, 당직도 교수님들이 대신 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개시 명령. 동맹 휴업, 동맹 파업 따위의 행위가 국민 생활이나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것으로 판단될 때 강제로 영업에 복귀하도록 내리는 명령.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전공의 파업이 실시되자 마자 업무 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언론에서는 파업으로 인해 수술이 미뤄졌거나 치료를 받게 되지 못하는 사람을 수소문하고 인터뷰한다.

이쯤되니 정부의 존재는 무엇을 위함인지 궁금해진다. 나는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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