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시위를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몇 가지 없고, 그 중의 하나가 피켓 시위였다. 피켓시위의 장점은 관심이 없던 시민들이 호기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피켓에 써있는 문구를 자세히 읽고 찾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학교 앞에서 진행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를 드나드는 학생도 별로 없고, 유동인구가 적어서 참 아쉬웠다. 그래도 단 한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정책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투성이고, 이와중에 토지 매매도 이미 다 진행된 상황. 아침에 눈을 뜨면 또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고 점점 맥이 빠진다.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이 공간에도 이제는 코로나와 의료진 파업으로 점철되고 있다.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위터로 이런 글을 올렸다.

박근혜 탄핵 이후로 문재인 대통령은 마치 해결사처럼 등장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인자한 미소와 얼굴, 그러면서도 호통을 칠 줄 아는 이 시대의 성군. 그의 모든 정책을 찬성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 뜻이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올라온 이 글을 보고 나는 나의 마지막 끈이 끊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파업하는 의사들 때문에 간호사들이 힘들어졌다며.. 갑자기 대립 구도를 만들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한 집단을 마구 탄압하고, 그리고 같이 일하는 직원을 이간질한거다. 여느 회사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처럼 말이다. 처음 코로나-19가 발병했을 때, 병원에 있는 모든 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메르스 그리고 사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병원 내에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로 인해 모두가 준비된 듯 행동했다. 병원 직원분들은 바로 적외선온도계를 설치하고, 병원의 출입문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선별 진료소가 설치되고, 음압 병동은 코로나 병동으로 대치되고. 모든 인턴들과 전문의, 간호사 선생님들, 그리고 감염내과, 호흡기 내과 교수님들이 바로 선별 진료소에 투입되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모두가 힘들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까, 대학병원이 뚫리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환자가 늘어날테니까. 그렇게 한 마음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와서 누구는 파업하면서 놀고 누구는 일 한다고 그렇게 나누다니...
인턴 선생님들, 전공의 선생님들 정말 손을 다 놓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힘들어도 말도 안되는 정책 말려보겠다고, 21세기 음서제 철회해보겠다고...
비가 하루종일 계속 내렸다. 빨리 이 비가 그치고, 다 해결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