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부쩍 바람이 선선하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올 줄 알았지만 24절기는 참 틀리는 일이 없다. 9월 7일은 백로白露,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때를 말한다. 서울은 최저 기온이 19도라고 하는데 습도에 따라 이슬점이 달라지긴 하지만,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거진 그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백로가 될 때까지 익지 않은 벼는 더 이상 크지 않는다고 한다. 백로 전에 서리가 지면 농작물이 시들고 마른 거라고 판단한다. 절기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점치고, 그리고 그게 들어맞는다니.. 농사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는 집에서 식물 하나 키우는 것도 쉽지 않더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 오고야 말았다. 바람이 부니까 나도 떠나고 싶다. 모두가 힘든 이 상황에서, 지지 않는 멘탈을 갖고 싶었으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니 아직 멀었다.
의협이.. 아니 최대집 의협회장이 합의문을 작성했다. 전공의와 의대생 모두를 패싱했다. 그리고 본인은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를 주장하면서 MRI를 공개한 진정사건에 대하여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게 화가 난다. 그러나 상황은 벌어졌고, 우리는 나아가야 겠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어디일까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