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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완벽한 타인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여운이 길게 남는 걸 뽑아보자면, <완벽한 타인>을 빼놓을 수 없다.

각본, 연출, 음악, 연기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까지. 인간의 군상을 이렇게까지 표현한 영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뇌의 외장하드, 사람의 블랙박스인 휴대폰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만큼 위험하지. 휴대폰과 노트북은 죽고 나서 가장 두려운 것 중 1위가 되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답을 알고 있지만 열어보고 싶기도 알고 싶지 않기도 한 그런 물건. 평범한 듯 특별한 상황을 너무 잘 그려낸 영화다. 그러면서 7명 각각의 캐릭터를 이렇게 잘 설명해내다니.. 월식을 통해서 영화 안에서도 인위적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영화같은 연출을 표현해냈다. 성소수자.. 라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동성애자를 클리셰를활용하지 않은 것,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은연 중에 갖고 있는 불편한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그런데, 이 영화에 원작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 그것도 2년이나 지나서 알게 되다니. 영화제목은 이탈리아어로 Perfetti sconosciuti. 심지어 전세계 18개국에서 리메이크되어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영화라고 한다. 영화 제목까지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고유 색을 담아냈다는 점도 훌륭하다만, 모든 캐릭터들이 원래 있는 캐릭터였다니... 정말 좋아했던 영화이기에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 그러면서도 어느 나라를 가도, 인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타인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다 같구나 싶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영화 마지막에 나온 행복한 장면들 그리고 자막은 이 영화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영화를 순식간의 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여운을 남겼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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