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내 모든게 다 달라졌어요
그대 만난 후로 난, 새사람이 됐어요
우리 어머니가 젤 놀라요
- 윤종신 <환생>
습관을 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매일 글쓰는 챌린지를 한 것도 벌써 2번째. 일기를 일주일 넘게 써본 적도 없던 내가 200개의 글을 썼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처음 쓴 날이 2월 16일인데, 2020년도 250일 넘게 흘렀구나, 새삼스럽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인간에게 9년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 그게 나에게 해당하는 것만 같은 해다. 코로나는 전국민이 겪는 재난상황이라지만, 그로 인해 실습도 엉망진창, 성적도 계속 떨어지기만 하고, 결국 평생 겪을 일이 없을 줄 알았던 파업까지.. 아침에 일어나면 뉴스부터 찾아보는 게 일이 되었다. 아 오늘 신규 확진자는 몇 명이구나, 아 오늘은 누가 이런 말을 했구나. 그 어떤 상황도 크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 그리고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실망감의 반복이다.
그래서 이번 100일은, 이전보다 덜 성실한 글쓰기가 되었다. 술에 취해 잠드는 날도 여럿이었고, 늦게 일어나다 보니 하루가 짧고, 아침 일찍 일어나 글을 써보겠다는 다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참 아쉽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그 전보다 더 다양한 주제의 글쓰기를 했다는 것. 나의 일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책이나 영화, 그리고 음악들을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것. 뭐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기에 장황하게 말하는 것도 껑짜치지만, 맘에 드는 구절들을 글에 담을 때에는 신이 나기도 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또 챌린지를 시작하게 된다. 정말 습관이 되었다면, 내일 다시 이 공간을 방문하지 않을까 하는데 아마도 힘들겠지? 그래도 100일 동안 나를 사랑했다. 다음 챌린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