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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관찰일지

오늘따라 무엇을 써야할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글감을 찾기 위해서 유투브 피드도 다 봐보고, 인터넷도 열심히 보지만 생각하는 방법을 잊은 사람처럼 그냥 앉아있다. 책상은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어지럽혀 있다. 바로 오른쪽에 있는 붙박이장 문을 괜히 한 번 닫아본다.

책상을 예쁘고 실용적으로 꾸미는 한 영상을 보고, 이것저것 사서 책상을 정리해봤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수납함을 하나 사서 연필꽂이도 넣고, 풀, 칼, 스카치테이프 같은 물품들도 넣어두고, 그외에 잡동사니들을 하나씩 넣다보니 이제 저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청진기까지 있다. 어디든 우겨넣으면 정리한 것만 같은 그 게으름에 나는 졌다. 그 옆에는 이케아에서 산 북스탠드가 있는데, 분명 영상 속의 북스탠드는 굉장히 예쁘고 깔끔한 느낌이었는데, 우리집 책상 위에 올라오자 마자 이 친구는 빛을 잃었다. 수납함 옆에서 조용히 마찬가지로 갈 곳을 잃은 몇 권의 책들을 지탱할 뿐이다. 책은 계속 쌓이지, 책장은 이미 가득찼지. 마음 같아서는 모든 물건들을 다 내 눈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고 싶다. 그렇게 나는 보기 싫은 물건들을 책상 밑으로 내려놓는다. 나도 안다, 조삼모사, 오십보백보 그 모든 말을 다 갖다 붙여도 된다. 글을 쓰려고 생각하면서 집을 한 번 돌아봤는데, 하-... 할많하않. 나도 갑갑하긴 한데, 아마 이사가기 전까지 이 집이 깨끗해지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 시국을 맞아서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더 오래 머무른 이 공간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오늘도 나는 나혼자산다를 보면서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는다. 벽은 어떤 색 벽지로 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던하게, 조명은 밝게. 그리고 다양하게....! 그리고 서울의 집값을 검색하고 다시 한숨. 일단 빨리 자고 일어나서 내일 아침에는 청소를 좀 해야겠다.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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