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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아이들

꽃길만 걸으면 꽃이 죽어요...

아이들의 시각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을 정도로 놀랍다. 나도 아이였을 때가 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가족 어른들이 내가 노래하는 걸 보고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계속 노래를 불렀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만 했어야 하는데,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발달하지 않았나보다. 즐겁다, 슬프다, 무섭다 이런 근본적인 감정들은 가지고 태어나는 걸까 태어나서 배우는 걸까? ‘부끄럽다’는 확실히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감정인 것 같은데, 그 감정 또한 사람마다 다른 상황, 다른 정도로 나타난다.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은 참 복잡하다. 분명 나도 10년, 20년 전에는 아이였는데 아이들을 모르겠고, 10년 20년 더 산 어른들도 모르겠다.

의학에서는 소아과를 따로 분류한다. ‘소아는 작은 성인이 아니다’ 라는 전제부터 가르친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수중 환경이라고 할 수 있고, 엄마의 혈액을 공급받고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심장의 구조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들이 성인과는 다르다. 태어난 후에 성인과 비슷한 구조로 몸은 변해가고,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성장하고, 크기와 부피를 키워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취약한 장기가 성인과는 달라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군 또한 완전히 다르다.

같은 사람인데도 아이들은 뭔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내가 잃어버린 순수함을 간직해주었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세상은 작지만, 작지 않고, 아이들은 약하지만 강하다. 꽃길에 있는 꽃을 알아봐주는 아이들처럼, 아이를 알아봐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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