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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위로

시련은 셀프다.
- 드라마 ‘미생’

나는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인데, 날이 갈수록 내가 ‘잘’ 들어주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인건 맞는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것까지는 그럭저럭 하지만,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전달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막연리 ‘힘내’라고 말하는 건 그다지 힘이 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많다는 것도 알지만, 그 상황에 맞는 따듯한 말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생각보다 더 어렵지만.

오늘은 최근에 헤어진 친구를 만났다. 나 또한 연초에 헤어짐을 겪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무작정 일단 만나자고 하긴 했는데, 내가 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상황과 나의 상황은 다를텐데, ‘나의 경우는 이랬어’라는 말만 주구장창 늘어놓은 기분이 든다. 조언이랍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싫어서 나의 경우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혹시나 내 이야기만 하게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사람마다 각자 원하는 위로의 방식이 다를텐데, 내가 그 needs를 충족했을까. 물론, 내가 했던 수많은 말들 중에서 그 친구에게 닿는 문장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 또한 알 수 없지만 일단 스스로 행복회로를 돌리는 중이다.

내가 옆에서 아무리 말해봤자, 사실 그 상황을 겪은 것은 본인이고, 본인의 감정은 그 당사자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요즘 우리의 상황 뿐 아니라 국내 정세, 심지어 국제 정세까지도 어지러운 상황이기에, 개인적인 아픔까지 겪는다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클 것 같다. (오히려 주변의 근근한 스트레스가 샌드백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질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시련은 셀프고, 그를 통해서 우리는 더 발전할테니까. 그저,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하하호호 웃고, 재미있게 보내는거다. 영원한 건 없다고, 끝 또한 영원하지 않을테니까. 참 그 친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겠지만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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