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일기

별헤는 밤

춥다

지난주에 쳤던 시험을 다시 들춰보았다.
다음주에 또 시험이 예정되어 있어서 필요한 수순이었다. 별거 아닌 일인데, 반드시 해야하는 것 뿐인데, 무슨 내 과오를 돌아보는 기분이 들었다. 감추고 싶었던 실수들. 차라리 몰라서 틀리는 것이었다면 좋을텐데.

해서는 안되는 칭찬 중에 ‘OO이 최고야’ 가 있다고 한다. 최고라는 말에는 은연중에 비교대상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그 보다는 했던 행동 자체를 칭찬하는 것이 좋다. 나도 객관적으로 시험 결과를 본다면 이전보다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만족할 만도 했다.

문제는 다른 친구들이 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이번 시험은 너무 쉬웠대, 누구는 몇 개를 맞았대, 평균 몇 점일 것 같다고 하던데, 이런 말들. 그러면서 나보다 점수가 낮은 친구의 점수를 들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나 자신이 너무 역겨웠다. 나 또한 누군가의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화가 났다. 열등감이 나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혼자 공부하면서 겨우 내 마음을 가라앉혀놨는데, 결국 바람 하나에도 버티지 못했다.

알고 있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고. 계속 생각해도, 다시 그 상황에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답을 고치는 게 최선이었을거다. 몰라서 틀렸고,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걸 이번 기회로 다시 짚을 수 있었다라는 희망적인 생각은 머리는 아는데. 오늘만큼은 그냥 한껏 우울해지고 싶다. 시험이 뭐라고 참.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능  (0) 2020.12.03
동기부여  (0) 2020.12.02
Post 코로나 시대  (0) 2020.11.29
겨울 러닝  (0) 2020.11.29
공유...  (0)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