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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쇼핑에 실패했다.

옷을 고르는 건 왜이렇게 힘든 일일까.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만 있는데도 이상하게 옷 욕심은 왜 더 늘어났는지 의문이다. 이번에 꽂힌 건 코트였다. 시작은 식빵언니와 밀라논나가 콜라보한 영상이었는데, 그 때 연경 선수의 착장이 뇌리에 박혀버렸다. 그렇게 운동화만 신던 내게 앵클 부츠가 하나 오게 되었고, 다음은 코트를 살 차례였다. 차마 밝은 색 코트는 사지 못하고, 가장 기본템이라고 할 수 있는 검은색 코트를 2주간 손품을 팔아 구매했다.

울 연경언니 핏 구경들 하고 가~

고대하던 코트가 드디어 도착했는데, 웬걸,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핏이 이상했다. 안그래도 좁은 어깨가 더 부각되어서 무슨 옷걸이 마냥 옷이 몸에 달랑 거리고 있더라. 하늘거리는 핏이 좋았던 건데, 다시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착장 사진을 봤더니 죄다 어깨에 살짝 걸쳐서 입고 있었다. 그때는 안보이던 것이 왜 이제서야 보이는 건지. 바로 반품을 신청하고 옷을 박스에 다시 넣었다.

도대체 인터넷 쇼핑은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는 건지 바로 유튜브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상세컷을 보면서 소재가 괜찮은지 파악해라, 스타일링을 해놓은 사진만 보면 속을 수 있다, 리뷰가 없으면 패스해라 등등.. 패션 관련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SNS 사용자가 늘어나고, 유튜브 등 패션 매체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 참 옷을 잘 입는다. 다만 문제는 다들 평균을 꿈꾸면서 모두 다 비슷하게 입게 되었다. 외국 사람들이 옷을 입은걸 보면, 대부분 패션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인데, 똑같이 입은 사람을 찾기 힘들긴 하다. 나만 해도 최근 컨버스 신발을 하나 장만했는데, 지하철을 타보니 내 앞에 있는 사람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컨버스를 신고 있더라. 너두? 나두! ㅎ

갑자기 스티브 잡스가 부럽다.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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