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밖이 보이지 않아서 놀랐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무서웠다. 나는 지금 16층이지만, 창문을 열어서 걸어 나갈 수 있을 듯한 안개였다. 오늘 하루 새에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졌는데, 지구온난화로부터 비롯된 일이라고 한다. 따듯해진 북극에 의해 고기압이 형성되었고, 시베리아로부터 밀려온 한기가 여기까지 도달했다. 화내지 않던 사람이 화내면 더 무서운 법인데, 언젠가 돌려받을 화살이 두려워졌다. 코로나 덕에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이 확실히 줄었다고 하는데, 반대로 외교 활동의 제한으로 환경을 위한 녹색에너지 기술 투자 등이 줄었다고. 뭐 하나 고치기에는 세상에 문제가 너무나도 많은 요즘이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지만, 나에게는 100일간의 챌린지를 마치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고민했다. 2020년, 가장 빛났던 날과 가장 어두웠던 날, 나에게 주는 어워즈라도 개최해볼까 싶었다.
이번에도 생각 뿐이었다. 뭔가를 하기엔 눈앞에 쌓여있는 책들이 밟혀서 시간을 쏟기 힘들었다. 12시가 지나 이제 시험은 8일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것에 에너지를 투자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래도 드는 생각은, 부디 다음 기수에는 좀 더 글다운 글을 써보자는 다짐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겠지만, 그럼에도 부딪혀보기로 했다. 어제의 힘듦도 오늘 돌이켜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