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화를 잘 내는 법, 이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어제 친구와 대화하다가 순간 욱, 하는 바람에 그저 도망갔던 나를 저격하는 영상이 아닐까 싶었다. 댓글을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들어온 사람들이 여럿이던데, 이상하게 그런데에서 위안을 얻었다.
아무튼 유투바가 말하길, 화가 나면 일단 멈춰서 5분 간 자신의 감정을 돌아봐야 한다고. 이게 참 쉽지가 않다. ‘화’라는 감정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아서, 나의 컨디션, 상대방의 컨디션, 상황, 상대방의 태도 등 너무 많은 요소들이 관여하고 있다. 어제의 상황은 이렇다. 15년 지기 친구들에게 다같이 한 번 모이자, 라는 말을 꺼내봤는데 싫다고 넘겨버린 친구의 말이 너무 기분 나빴다. 원래도 뭘 하자고 할 때마다 귀찮아하고, 하기 싫다고 말하는 게 디폴트인 친구인데, 어제는 유난히 박혀버렸다.
화가 났을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온갖 네거티브한 기운을 쏟아내는 것. 절대로 닮고 싶지 않았던 모습이었는데, 인간은 너무나 학습의 동물이다. 어제는 내가 자리를 피했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감정을 쏟아냈던 순간들이 떠오르고 후회로 가득찬다. 그 때 이렇게 행동했다면,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가정법. 그러면서도 또 기분 나쁜 상황에 놓여지면 여지없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은 붉어지기 시작한다.
문득 요즘 유행하는 책들이 떠오른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어디까지가 ‘괜찮은’ 일이고 ‘화를 내도’ 괜찮은 일인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객관적인 정의를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