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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비포 선라이즈

사랑하지 않는 시간이 아까워! 라며 사람을 만나던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정말 아무나 막 만난 건 아니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연애 생활이라는 걸 시작한 이후로 갖는 가장 긴 공백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서 어디 나다닐 곳도 없고 하다보니 왜 이렇게 크게 생각하고 살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연애와 관련된 생각을 하고, 이렇게 글의 소재까지 끌고 왔다는 건, 완전히 놓지 못한다는 거겠지.

오랜만에 사랑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나 빼고 이미 다 봤다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 사실 지금 결말까지 보지는 않았는데, 괜시리 열린 결말로 남아두고 싶은 영화이다.

예쁘다 예뻐

아무래도 이 영화의 감독은 빈이라는 도시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우연히 열차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빠져버린 두 남녀가 하루동안 비엔나의 도시 곳곳을 누비며 시간을 보내는, 참 동화같이 아름다운 영화였다. 두 배우의 눈부신 비주얼이 모든 상황을 이해시킨다. 보는 내내 둘의 대화를 몰래 엿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대화 주제가 굉장히 다채롭고 얕지 않아서 영화가 크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열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그들은 연인이었다. 나라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 연애는 그렇게 작지 않은 일이다.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 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건 틀리다고 말할 수 없어서 일까.

그래서 내 짝은 어디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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